지난 23일 오전 경기 부천 중동의 호텔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경기 부천 호텔 화재 사고의 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가 26일 이 호텔의 업주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하고 출국 금지 조치했다.

이들은 호텔의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화재 사고를 유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종업원들도 조사하고 있다. 당시 이 호텔에는 종업원 1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에어컨 쪽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는 810호 투숙객의 말을 듣고도 바로 방 내부를 확인하는 등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810호 벽걸이 에어컨에서 누전 등 전기적 문제로 발생한 불꽃이 침대와 소파 등에 튀어 불길이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대상에는 화재 현장에 출동한 부천소방서 소방대원들도 포함됐다. 경찰은 소방대원들의 구조·진화 과정을 확인하는 한편, 소방이 설치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투숙객 2명이 사망한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화재 당시 한 투숙객이 7층에서 에어매트 한쪽 모서리 부분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그 과정에서 에어매트가 딱지처럼 뒤집어졌고 곧이어 뛰어내린 투숙객은 맨바닥에 떨어져 사망했다.

한편 이번 화재로 숨진 피해자들의 발인이 이날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 10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오모(31)씨와 김모(28)씨의 합동 장례식이 진행됐다. 내년 초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로 알려진 이들은 사고 당일 건물 8층 계단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유족은 두 사람이 미리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결혼 사진을 영정 사진으로 걸었다.

이번 화재로 숨진 대학생 송모(25)씨가 사망 직전 어머니에게 ‘가족들에게 모두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