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의료물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입찰예정가를 미리 알려주는 대가로 고급 외제차 리스료 등을 뇌물로 주고받은 전 병원 직원과 납품업자가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뇌물수수, 입찰방해 혐의로 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입찰총괄팀장 40대 A씨와 뇌물공여, 입찰방해 혐의로 의료물품 판매업체 대표 40대 B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21년쯤부터 술자리를 하는 등 알고 지내던 B씨에게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의료물품을 납품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시가 3억원 상당의 고급 외제차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30개월간 운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기간 B씨 업체가 A씨 대신 대납한 차량 리스료만 월 391만원씩 모두 1억1700만원에 달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쟁입찰 전 A씨로부터 입찰예정가를 들은 B씨는 다른 납품업체들을 들러리 세운 뒤 입찰예정가에 가장 가까운 금액을 제출해 손쉽게 의료물품을 낙찰받을 수 있었다.
경찰은 A씨가 B씨로부터 고급 외제차를 제공받은 것 외에도 술값 대납이나 골프 접대도 받은 정황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뇌물 규모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기소 전 추징보전 절차를 통해 A씨가 받은 뇌물 전액을 환수할 예정이다.
경찰은 B씨와 공모해 입찰 들러리를 서 입찰을 방해한 납품업자 6명도 전원 입건하고 관련 법에 따라 2년간 입찰 참가 자격을 박탈하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또 공공병원에서 이 같은 입찰 담합과 뇌물 관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