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이 19일 고려아연 주식 매입을 인증하고 있다. 김 시장은 최근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 반대를 주장하며 울산시민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을 제안했다. /울산시

김두겸 울산시장이 19일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고려아연 주식 1주를 매입했다. 김 시장은 최근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가 영풍그룹과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자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제안했다.

김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모펀드의 주된 목표가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 달성임을 고려하면 인수 후 연구개발 투자 축소, 핵심 인력 유출, 해외 매각 등이 시도될 가능성이 있다”며 “울산에서 50년간 사업을 이어온 향토기업을 시민의 힘으로 지켜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어 “2호로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이 릴레이로 동참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애향심 있는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 시민들은 지난 2003년 SK가 외국계 헤지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쳐 막아낸 바 있다”며 “경영권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이 울산에서 지속적으로 이차전지 등 미래 산업을 이어나갈 수 있게 친기업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울산상공회의소도 성명을 내고 “최근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 유감을 표한다”며 “국가기간산업 보호를 위해 정부가 적극 개입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울산상의는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할 때 미국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저지했고, 호주가 중국계 기업의 리튬 광산 인수를 막은 사례처럼 우리 정부도 국가기간산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등 노동계에서도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적대적 M&A와 경영권 분쟁을 즉각 중단하라”는 목소리를 냈다. 한노총 울산본부는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업가치 약화에 따른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이 현실화 되고 이후 구조조정이 우려된다”며 “투기자본에 의해 생존권이 위협받고 노동기본권이 훼손되는 일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이번 공개매수 시도가 적대적 M&A라는 일각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며,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고려아연이 울산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