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철길숲 '불의 정원' 불꽃이 꺼져 있다./연합뉴스

경북 포항의 명물 중 하나인 ‘불의 정원’의 불꽃이 7년 6개월 만에 사그라들었다.

30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포항 남구 대잠동 철길숲 ‘불의 정원’의 불꽃이 꺼진 뒤 나흘째 다시 붙지 않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집중호우 등을 제외하면 길어도 1~2일 만에 다시 불이 붙었는데 지금처럼 나흘 가까이 불이 살아나지 않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불꽃은 2017년 3월 한 공사업체가 폐철도를 활용한 공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작했다. 업체 측이 지하수 개발을 위해 지하 200m까지 관정을 파던 중 땅속에서 나온 천연가스로 인해 굴착기에 불이 붙었다.

‘금방 꺼질 것’이란 예측과 달리 불이 계속 타오르자 포항시는 그해 말 불이 붙은 굴착기와 주변 흙 등을 보존하고 주변에 방화유리를 설치해 외부에서도 이 불꽃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거기에 ‘불의 정원’이란 이름을 붙였다.

포항시가 조사한 결과, 불의 정원 지하에는 메탄으로 이뤄진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었지만, 경제성은 없었다.

천연가스 덕분에 꺼지지 않던 불꽃은 2020년 하반기부터 일시적으로 꺼지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천연가스는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공원관리소 관계자가 수동으로 불을 붙이면 다시 타올랐다. 그러다 2021년 1월 자동점화장치를 설치하면서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때와 같은 집중호우가 내릴 때를 제외하면 불꽃은 계속 타올랐다. 하지만 지난 27일 꺼진 뒤 나흘째 불이 붙지 않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 가스가 나오고는 있지만, 압력이 너무 약해 자동 점화장치 불꽃으로는 불이 붙지 않는 상황”이라며 “다시 불이 붙길 기대하고 있지만, 안될 경우 ‘불의 정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