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7월 경북 봉화군에서 발생한 ‘복날 농약 커피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범인은 사건 발생 사흘 뒤 뒤늦게 농약에 중독돼 숨진 80대 할머니였다. 당시 농약을 탄 커피를 마신 할머니 4명 중 3명은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고 1명은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30일 ‘복날 농약 커피 사건’의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살인 미수 혐의 피의자로 수사해온 A(85)씨가 숨져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한다”고 밝혔다. 피의자가 사망해 사건을 종결한다는 것이다.
앞서 초복인 지난 7월 15일 봉화군 봉화읍의 한 경로당에서 할머니 4명이 농약이 든 커피를 마신 뒤 잇따라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의 위에서 살충제 성분의 농약이 검출됐다.
이후 경찰은 같은 경로당에 다니는 A씨를 피의자로 지목해 수사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A씨는 사건 발생 사흘 뒤 갑자기 농약 중독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고 며칠 뒤 숨졌다.
당시 고령인 A씨가 뒤늦게 농약 중독 증상을 보이며 사망한 배경을 두고 “A씨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농약을 마신 것 아니냐”는 등 논란이 일었다. A씨가 쓰러지기 전 통장의 돈을 전부 찾아 가족에게 전달한 사실도 알려졌다.
경찰은 경로당 외부에 설치된 방범카메라 영상을 통해 A씨가 사건 이틀 전인 지난 7월 13일 낮 아무도 없는 경로당에 혼자 들어갔다가 나온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는 경로당에서 나와 집으로 갔는데 A씨 집에서 발견된 대야와 수세미에서 피해자들 몸에서 나온 것과 같은 살충제 성분의 농약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커피에 농약을 탄 뒤 집에 와서 손 등을 씻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경찰은 A씨의 집 텃밭에서도 피해자들이 마신 것과 같은 성분의 농약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피의자인 A씨가 숨지면서 A씨가 범행을 한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로당 회원들이 화투 놀이를 하면서 다퉜다는 진술은 여럿 확보했지만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