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하 강원 양양군수. /양양군

김진하 강원 양양군수가 여성 민원인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하고 민원 해결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김 군수는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경찰은 조사에 착수했다.

강원경찰청은 김 군수의 비위 의혹에 대해 내사(입건 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강원 양양에서 펜션·카페를 운영하는 여성 민원인 A씨는 작년 12월 자신의 카페에서 김 군수를 만났다고 한다. 당시 A씨는 잠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김 군수가 바지를 내리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김 군수를 카페 주차장에 세워둔 김 군수 차로 데리고 갔는데 김 군수가 차 안에서도 바지를 내리는 등 성적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군수가 민원을 해결해주겠다며 A씨로부터 현금과 안마 의자 등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A씨가 자기 펜션이 있는 땅의 용도를 변경해 달라는 민원을 김 군수에 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경찰은 최근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마친 뒤 조만간 김 군수의 입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군수는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30일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탈당계를 제출했으며,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탈당계를 바로 처리했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김 군수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진상 조사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폐쇄회로(CC)TV에 찍힌 김진하 양양군수의 모습이 지난 24일 보도됐다. 김 군수는 여성 민원인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BS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논평을 통해 “카페 방범카메라 영상에는 김 군수가 카페 안에서 바지를 내리고, 본인의 차량 뒷자리에서 내리면서 바지춤을 정리하는 모습이 찍혔지만 김 군수는 ‘직접 하의를 벗은 것은 맞지만, 여성이 요청해서 한 것’이란 비루하고 뻔뻔한 해명을 내놨다”며 “김 군수는 즉각 군수직을 사퇴하고 양양군민에게 석고대죄하는 한편 수사기관 조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강원도당이 언급한 카페 방범카메라 영상은 A씨가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김 군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받지 않았다. 김 군수는 강원도청 공무원 출신으로 2022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