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산업용 기계 제조 공장에서 난 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공장 건물까지 태우고 약 7시간만에 불길이 잡혔다.
20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4분쯤 서구 왕길동 기계 제조 공장에서 불이 났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이 일대 공장 건물 약 30개동이 불탔고,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주변 상공을 덮으면서 119 신고가 잇따랐다.
또 주변 야산으로도 불이 번지면서 산림당국과 지방자치단체도 산불 진화에 나섰다. 검은 연기는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이나 경기도 파주 등지에서도 보일 정도로 높게 치솟았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30분 만에 ‘대응 1단계’를, 2시간 18분 만인 오전 11시 2분에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며, 대응 2단계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소방 당국은 소방헬기 5대, 소방 차량·장비 72대, 소방관 등 193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또 화재 확산을 차단해 오후 1시 58분쯤에는 경보령을 대응 1단계로 하향한 데 이어 오후 3시 55분쯤에는 경보령을 모두 해제했다. 화재 발생 7시간 18분 만인 오후 4시 2분에는 불길을 잡고 초기 진화를 했다.
소방 당국은 강한 바람이 방향을 바꿔가면서 불고 인접한 공장 건물들이 샌드위치 패널 등 불에 잘 타는 구조라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보형 검단소방서 119재난대응과장은 “공장 건물 간격이 협소해 소방차를 대기 어려워 빠른 속도로 연소가 확대됐다”며 “화재 범위가 넓다 보니 인천 지역 차량이 총출동했는데도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서구는 6차례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주변 주민들은 연기흡입에 유의해달라”며 “공장 화재로 산불까지 발생했으니 주변 주민은 입산을 금지하고 등산객은 안전한 곳에 대피해달라”고 당부했다.
소방 당국은 공장 사무실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보고 불을 끄는 대로 구체적인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