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 천덕산 8부 능선 한 골짜기에서 김용수가 채취한 수령 80년 된 천종산삼. /김용수씨 제공

감정가 1억원대 하는 천종산삼 6뿌리를 횡재한 50대 회사원이 쇠약한 이웃 어르신들을 찾아 무료로 전한 선행이 입소문 타고 있다.

지난 9월 19일 직지사(直指寺) 인근 천덕산 8부 능선 한 골짜기에서 김용수씨가 채취한 천종산삼. /김용수씨 가족 제공

경북 김천에서 회사를 다니는 김용수(56)씨는 전국의 유명하다는 산을 대부분 오를 정도로 등산 마니아다. 그는 추석 연휴기간이 지난 9월 19일, 성묘를 위해 충북 영동군 매곡면의 친척 집을 찾았다.

직지사(直指寺) 인근 천덕산(해발 986m) 8부 능선쯤 오른 그는 가족들과 성묘를 한 후 하산하던 중 무심코 한 골짜기로 들어갔다가 산삼 6뿌리를 발견했다.

김씨는 “당시 버섯 철이라서 혹시나 싶어 숲이 우거진 골짜기로 우연히 들어갔다가 산삼을 채취하는 행운을 얻었다”고 말했다.

예전에도 산을 타다가 산삼을 채취한 적 있던 김씨. 그가 채취한 이번 산삼은 색깔이나 크기 등 뭔가 특별해 보였다고 한다.

김씨는 산삼을 전문가들에게 감정 의뢰했더니, 수령이 80년 된 천종산삼(天種山蔘)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색을 띤 천종산삼 모삼 한 뿌리 무게는 80g으로 측정됐고, 자삼은 15~20g씩 각각 측정됐다. 최종 감정가는 1억원. 한국자연산삼감정원 감정전문위원 3명이 모여 내린 결과였다.

지난 9월 19일 천덕산 8부 능선 한 골짜기에서 김용수가 산삼을 발견하고 채취하고 있다. /김용수씨 제공

천종산삼은 산삼 중에서도 최고로 인정하는 삼이다. 자연 상태에서 발아해 3대 이상 자생한 산삼이고, 심마니들은 50년 이상 묵은 산삼을 천종산삼이라 부른다.

한국자연산삼감정원 이동근 감정위원은 “수령을 결정하는 뇌두 부분과 몸통, 색깔 등 김씨가 채취한 산삼을 종합한 결과 천종산삼 중에서도 최상급에 해당한다”며 “전문 심마니도 일생의 한번 보기가 힘든 산삼이라서 사실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억대 산삼이라는 결과에 처음엔 횡재라고 생각한 김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도 흔들릴 정도로 오히려 마음만 불편했다고 한다.

그러던 그는 많은 고민 끝에 ‘욕심만 자꾸 생기게 하는 천종산삼을 이번 기회에 좋은 일에 쓰고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우선 수소문 끝에 건강이 안 좋은 80~90대 이웃동네 어르신들 6명에게 각각 1뿌리씩 전했다. 김씨는 “쉽게 얻은 산삼을 어르신들에게 나누고 나니 그제야 마음이 편해졌다”고 전했다.

천종산삼을 전달받은 김천 봉산면 신원철(91)씨는 “귀한 천종산삼을 아낌없이 전해 준 젊은이가 무척 고맙고 대견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