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SUV차량이 오름 분화구 등에 들어가는 것으로 의심되는 영상의 한 장면. /인스타그램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과 곶자왈 등 산간 지대를 중심으로 산악자전거와 오토바이, SUV 차량이 오프로드 레저활동에 나서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기환 제주도의회 의원은 19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내년도 예산 심사에서 제주도내 오름은 물론 한라산국립공원 등에서 이뤄지는 오프로드 활동으로 인해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김 의원은 “산악자전거, 오토바이, 오프로드 차량 등이 길이 없는 곳에 가서 산림을 훼손하며 다니고 있다”며 “길이 없는 곳을 본인들이 개척해서 간다. 거기다 이게 유행까지 타면서 관련 정보들이 공유되고, 계속 산림이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특히 “한라산국립공원에 포함돼 있는 해발 110m고지 인근에서도 동호회 차원에서 산림을 훼손해 길을 만들고 오프로드 활동을 즐기는 정황도 보인다”며 “이게 결과적으로 심각한 산림 훼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제주오프로드’라고 검색하면, 제주의 산림에 차량이나 오토바이 등이 진입해 질주하는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영상에선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오름 분화구 안까지 차량이 진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장면도 노출됐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문석이오름의 경우 오토바이와 자전거 등이 출입하면서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됐고, 결국 2018년부터 현재까지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이를 막을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실질적으로 단속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오프로드 활동이 이뤄지는 곳이 도유지면 출입을 막을 수 있지만, 사유지인 경우 토지주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출입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민구 의원은 “(제주도 산림에서의 오프로드 활동을) 제도 개선을 통해 막지 않으면 안된다”며 “요즘에는 차가 워낙 좋아서 길이 없는 곳에서도 운행을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떤 형태로든 제재를 하지 않으면 황폐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