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19일 연구원 3명이 자동차 성능 테스트를 하다가 질식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실험실(체임버) 시설 전반에 대해 위험 요인이 없는 지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22일 현대차 남양연구소의 체임버 시설 100여곳과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의 체임버 시설 7곳의 안전 장치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조사에서 체임버 시설 내부에 유해 가스 등이 배출됐을 때 울리는 경보기가 설치돼 있는 지, 유해가스 농도를 알려주는 모니터링 장치 등이 잘 작동하는 지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사고가 난 복합 환경 체임버 시설은 남양연구소와 울산공장에 1곳씩 2곳이 있다. 현대차는 이 두 곳을 포함해 차량 성능 테스트가 이뤄지는 다른 체임버 시설까지 아울러 전수조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 대해 “최근 이동석 대표이사가 언론에 밝혔듯 잠재적 위험요인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 알아보고 개선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이번 사고가 난 복합 체임버 시설의 경우 울산공장과 남양연구소에 있는 2곳 모두 유해 가스가 일정 농도 이상 배출됐을 때 작업자들이 들을 수 있도록 경보가 울리는 경보 장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국내 다른 제조사의 경우 자동차 성능을 테스트하는 체임버 시설에 이같은 경보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일산화탄소 같은 유해가스가 배출됐을 때 작업자들이 들을 수 있도록 경보기가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는 유해 가스가 배출될 경우 체임버 시설 밖에서 이를 작동하는 오퍼레이터가 보는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경고 화면이 뜨는 시스템은 갖춰져 있었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고 화면이 뜨면 오퍼레이터가 무전기 등으로 내부 작업자에게 경고 상황을 알려주거나 사고에 대처하는 시스템”이라며 “이번 사고 때도 이 시스템이 잘 작동했는지는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남양연구소 연구원인 40대 A씨와 30대 B씨, 협력업체 연구원인 20대 C씨 등 3명이 질식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경찰과 현대차는 이들이 배기가스 환기 시설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숨진 것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