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경기도 지역에 많은 첫눈이 내리면서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지거나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해 나무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도 지역에는 오후 2시 기준 31개 시·군 전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양평·광주·수원·용인·안산·군포·의왕·부천·광명·안양·시흥·과천 등 12개 시·군에는 대설경보가 발효 중이며, 나머지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부터 오후 5시까지 경기남부지역에서 접수된 폭설 관련 112 신고는 1194건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양평군 옥천면의 한 농가에서 제설작업을 하다 차고가 무너지는 사고가 나 1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는 80대 주민이 알루미늄 소재로 지은 천막형 차고 위에 쌓인 눈을 치우다 지붕이 갑자기 붕괴하며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붕이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같은날 오후 2시 5분쯤 매송면 천천리 비봉∼매송 도시고속화도로 비봉 방향 샘내IC 인근 도로에서 광역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교통 통제 중이던 고속도로 운영사 직원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났다. 직원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졋으나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숨졌다. 사고 당시 A씨는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7시쯤 광주시 남종면에서 전신주 1개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 인근 약 230가구의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일부 가구는 정전에 의한 단수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오전 9시쯤에는 광주시 퇴촌면 전진암로에서도 전신주 전도에 의한 정전이 발생했다.
신고를 접수한 한전은 쓰러진 전신주를 세우고 전선을 연결하는 등 복구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현장에 많은 눈이 내려 장비 진입 등에 일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 관계자는 “지반 약화 등으로 전신주가 쓰러진 것으로 추정한다”며 “최대한 빨리 복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전 9시 30분쯤에는 수원시 영통구 용서고속도로 동탄 방향 길마재터널 입구 부근 도로에서 차량 2대가 추돌하는 사고와 3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각각 발생했다. 용인시 수지구 포은대로 용인 방향 도로에서도 3중 추돌사고와 4중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이에 앞서 오전 5시10분쯤에는 하남시 상산곡동 하천 아래로 25t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전복됐으나 운전자는 무사히 빠져나왔다. 또 이천과 하남 등에서 눈길에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도 4건 접수됐고 눈의 무게를 못 이겨 나무가 쓰러지거나 전선이 늘어지는 피해도 발생했다.
경기북부지역도 폭설로 인한 신고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경기북부 지역에 접수된 대설 피해 신고는 모두 10건으로 구리포천 고속도로와 수도권 제1순환선에서 눈길 교통 사고가 잇따르며 출근길 정체가 빚어졌다.
이날 오전 6시 10분쯤 남양주시 별내면 구리포천고속도로 남양주터널 인근 서울 방향에서 SUV차량과 화물차가 추돌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여파로 도로가 부분 통제되면서 출근길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이에 앞서 오전 5시 50분쯤에는 수도권 제1순환선 노고산 2터널과 양주 요금소 사이 도로에서 화물차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6시55분에는 구리시 수택동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60대 남성이 눈길에 넘어지는 바람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기도는 전날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해 운영 중인 한편, 장비 2128대와 인력 3184명을 동원해 9488t의 제설제를 살포하는 등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