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국제학교 4곳이 운영중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해외 조기 유학과 어학연수 수요를 빨아들이는 효과를 발휘하면서 국내 국제학교의 표본이 되고 있다. 영어교육도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주된 이유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외국 명문 학교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해외 유명 대학으로 진학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 가장 먼저 개교한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 제주(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Jeju·이하 NLCS 제주)는 지난 2014년 54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현재까지 1078명이 졸업했고, 전체 졸업생의 45% 이상이 세계 50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는 제주영어교육도시 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명문 국제학교(외국교육기관 및 외국인학교 포함)와 비교해도 최고의 성과다.
특히 NLCS 제주는 현재까지 모두 178명의 졸업생이 매년 옥스퍼드, 캠브리지, 스탠포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등 세계 10위권 대학에 진학했다. 또 최근 5년간 60명 이상이 미술, 음악, 공연 예술 등을 전공해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더뉴스쿨(The New School), 뉴욕대(New York University), 버클리 음대(Berklee College of Music), 카네기 멜론대 (Carnegie Mellon University) 등으로 진학했다. 특히 올해 의대 합격률이 높았는데 8개 해외 명문대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NLCS 제주의 본교인 NLCS UK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170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로, 매년 국제적 교육평가 프로그램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 순위가 세계 10위 안에 드는 우수한 결과를 올리고 있다.
NLCS 제주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4개년(2020~2023년) 연속 IB 세계랭킹 100위권에 들어 전세계 상위 1%대의 성과를 냈다. 올해 2명을 포함해 2014년부터 19명의 ‘IB 디플로마’ 만점자(IBDP 지원자 약 17만명 중 만점자는 매년 200여 명)를 배출하는 등 세계적인 수준의 학교로 도약했다. 이 같은 IB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전체 졸업생 중 64%가 미국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며, 19%는 영국으로 진학할 예정이다.
이 같은 입시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우수 교육 시스템이 한 몫했다. NLCS 제주는 영국 본교의 교육 시스템에 따라 산악자전거, 수영, 럭비, 치어리딩, 클라이밍, 로보틱스 등 매주 190개 이상의 교과외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토요일 오전에 진행되는 브라이언트 프로그램도 특화 교육으로 꼽힌다. 이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분석력 강화, 지적 능력 향상 등이 핵심이다.
또 유기견센터·아동복지시설 봉사, 마을 벽화그리기 등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운영중이다. 이러한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2024년 26회 전국 청소년 자원봉사대회에서 금상, 2024년 제주도 청소년 자원봉사대회에서 단체부문 여성가족부장관상, 제주도의회 의장상을 수상했다.
쥬디 김(44) NLCS 제주 입학사무처장은 “NLCS 제주 교사진의 65% 가량이 영국, 미국, 호주 등 영미권 출신이며, 한국어·국사 등 한국커리큘럼을 담당하는 32명(16%)의 한국인 교사를 두고 있다”며 “대학 진학 상담팀이 대학 진학 4년전부터 학생의 관심 분야, 교과과정, 과외활동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을 체계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했다.
NLCS 제주는 800여명이 넘는 졸업생이 가입한 ‘ONLJ’ 커뮤니티를 운영해 전 세계로 뻗어간 졸업생들이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동문회를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동문초청 행사 등을 개최해 재학생과 졸업생의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졸업생들은 제주와 국제학교라는 공통의 주제를 가지고 제주에서 개최되는 아·태 영리더스포럼 세션에 참가해 제주 국제학교의 역할에 대해 토론하며 세계 및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리더로 성장하는데 경험을 쌓고 있다.
한편 최근 경기둔화로 인해 비교적 저렴한 학비를 받는 어학원(소위 비인가 국제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비인가 학교는 정식으로 교육부 인증을 받지 않아 공식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경우 학력 불인정으로 인한 대학 진학 및 취업 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관계자는 “2023년 기준 국내 159개 영미권 교육기관에 4만2129명이 재학하고 있고, 이중 130개의 비인가 학교에서 약 2만6000명이 재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인가 학교는 교사의 자격 기준이 불명확하고, 교육의 질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없어 학생의 학습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 2019년 경남 지역 비인가 국제학교와 올해 6월 인천시 송도 신도시에서 운영했던 곳이 폐교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