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생후 25개월 된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아버지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대전경찰청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아빠 A(30대)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엄마인 B(30대)씨는 현재 불구속 상태로 조사받고 있다. A씨 부부는 지난 16일 대전 서구 거주지에서 딸 C(2)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당시 새벽 시간에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딸은 9시간여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
멍 자국 등을 보고 학대를 의심한 의료진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학대 정황을 확인한 뒤, 지난 17일 A씨 부부를 긴급 체포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 C양은 두부 손상에 의한 뇌출혈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A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육아 스트레스 등을 겪어오다 딸을 학대한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C양은 미숙아로 태어나 오랜 기간 병원 신세를 졌고, 퇴원 후 집에서 복부에 위루관을 삽입한 상태로 생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 부부의 학대가 C양이 병원에서 퇴원한 지난 10월 이후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C양이 사망하기 전 입양 기관과 구청에 병원 치료비 부담을 호소하며 입양을 문의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일정한 소득이 있는 일반 가정이어서 복지 대상자는 아니었다. 이들에게는 자녀 3명이 더 있는데 다른 자녀에 대한 학대 정황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18일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아내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남편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조만간 B씨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