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8층 상가건물 화재 당시 방화시설이 정상 작동하고, 대피 통로가 제대로 확보돼 있었던 것이 피해를 크게 줄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6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화재 원인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1층 김밥집 주방 튀김기가 과열되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수사를 거쳐 불을 낸 당사자 및 시설물관리책임자를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화재의 피해가 크지 않았던 원인에 대해 당시 발생한 불길이 연기 배출 시설(덕트)을 타고 옮겨붙었으나 덕트가 건물 공동 배기구에 연결되지 않고 외부 주차장으로 따로 빠져나가도록 설치돼 화염이 직접적으로 다른 층에 번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건물의 방화문이 제대로 닫혀 있었고,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해 화재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봤다.
경찰은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피해 없이 대피할 수 있었던 것도 옥상문이 개방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건물 화재에서는 옥상문이 잠겨 있어 사람들이 피신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옥상문도 개방돼 있어서 100명이 넘는 사람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며 “지하 1층 수영장에서는 관리자가 안전하게 대피를 유도하는 등 적절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형 화재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크게 줄인 BYC 빌딩 관리인에 대한 표창 수여 등 여부에 대해 “우리 사회에 긍정의 시그널을 주기 위해서라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3일 오후 4시 37분쯤 발생해 약 1시간20여분만에 진화됐다. 당시 건물 안에는 310여 명이 있었는데 70여 명은 스스로 대피했고 240여 명은 소방대원에게 구조됐다. 35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자나 중상자는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