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길을 걷던 1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대성(31)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용규)는 9일 오전 살인 및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대성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박씨는 지난달 26일 0시42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의 한 거리에서 A(17)양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범행 직전인 0시32분쯤 A양을 자신의 가게 앞에서 발견하고 약 800m를 쫓아가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A양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뒤 같은 날 0시50분부터 오전 1시45분까지 흉기를 들고 방문한 노래방과 주점 업주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씨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집안의 외동딸이자 사회 첫 발을 내디딜 준비를 하던 피해자는 꿈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고 어린 나이에 숨졌다”며 “갑작스럽게 공격당한 피해자의 공포심과 무력감은 말로 설명이 어렵고, 유가족은 크나큰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으로 복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살인 혐의는 인정했지만, 노래방과 주점 업주를 대상으로 한 추가 살인예비 혐의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인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살인예비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술집과 노래방이) 늦은 시간에도 영업하고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공통점 등으로 미뤄 추가 살인이 용이한 대상을 물색했다가 다른 손님이 있는 등 우연한 사정으로 단념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