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노사 상생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로 주목받았던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동자들이 임단협 결렬에 따른 부분 파업을 선언했다.
GGM 노조 측은 10일 확대 간부 20여명이 낮 12시 20분부터 4시간 부분 파업에 나섰다. 내주부터 부서별로 순환하는 방식의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GGM은 광주시와 현대차, 산업은행 등이 2019년 9월 지분을 출자하면서 합작법인 형태로 탄생했다. 설립 5년 반 만에, 공장 가동 3년 4개월 만에 첫 공식 파업이다. 광주시는 노조가 투쟁 수위를 높이며 전면 파업에 돌입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부분 파업 규모는 1~2개 부서씩 50~60명이 될 전망이다. 세부 일정은 이날 쟁의 대책위원회를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 GGM 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 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하면서 노조 활동을 본격화했다. 기존 2개 노조는 민노총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광주글로벌모터스지회로 통합됐다. 현재 근로자 600여명 중 225명이 노조에 속해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15만9200원(약 7%)의 월급 인상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노사 상생협의회가 결정한 올해 초 물가상승률 3.6%를 적용하는 것 외 추가 인상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GGM 노사는 6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임금과 복지, 노조집행부 전임 문제 등에서 평행선을 그으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31일 조합원 225명 전원을 대상으로 임금·단체협상 요구안 관철을 위한 찬반 투표를 진행, 찬성 200명(88.9%)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노조는 이날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자와 광주시, 주주단이 노조와 상생의 길을 포기하고 탄압을 선택했다”며 “노사 상생 협정서를 내세워 헌법상 권리인 노동삼권을 짓밟고 있다”고 말했다. GGM은 안정적 노사 관계와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정 시점(35만대 생산)까지 노사 문제를 ‘상생 노사발전 협의회’에서 협의하기로 한 상생 모델을 도입한 곳이다. 동시에 노동법상 노조 구성과 활동을 보장해야 하는 민간 사업장이기도 하다.
노조는 파업의 책임을 사측으로 돌렸다. 노조는 “파업을 막고 싶다면 노조가 파업할 필요가 없도록 노조와 실질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생 협정서 어디에도 ‘무노조·무파업’ 문구가 없는데 마치 이를 전제로 회사가 설립된 것처럼 (노조를) 협박하고 있다”며 “파업하면 상생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은 반헌법적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GGM 관계자는 “노사민정협의회가 정한 상생발전 협정서 안의 범위에서 언제든지 노조와 대화하고 추가 교섭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비노조원과 경영진 등 모든 인력을 투입해 공장 가동 중단은 없게 막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