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교량 교각과 충돌한 낚시어선 승선원들을 구조하는 해경의 모습. /태안해경

선장을 포함한 22명을 태운 낚시 어선이 교량 교각을 들이받아 3명이 숨지고 1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해경은 “어두운 새벽시간, 다소 빠른 속도로 운항을 하다 미처 장애물(교각)을 피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1일 오전 5시40분쯤 충남 태안군 안면도와 보령시 원산도를 잇는 원산안면대교 아래서 9.77t급 낚시 어선 ‘푸른바다3호’가 교량 교각을 들이받았다.

낚시어선이 충돌한 원산안면대교 교각. /태안해경

이 사고로 어선에 타고 있던 낚시객 등 22명 중 3명이 숨졌다. 나머지 1명도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선장을 비롯해 나머지 낚시객들도 중경상을 입고 분산 이송돼 치료중이다.

사고를 조사중인 해경에 따르면 이 선박은 이날 오전 5시10분쯤 보령시 오천항을 출항했다.

출항 당시 파도 높이는 1m 정도였고, 안개도 짙지 않아 항해 조건이 나쁘진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선장 음주 측정에서도 이상은 없었다. 선박 정원 초과도 아니었다. 배에 올라탄 낚시객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

31일 교량 교각과 부딪친 낚시어선. /태안해경

다만 출항시간과 사고 시간대는 동이 트기 전이라 주변이 어두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해경이 사고 선박 시스템을 조사한 결과 사고 직전 이 선박이 최대 18노트(시속 약 33km)로 운항중이었던 것을 확인했다. 앞서 이 선박 선장이 진술한 15노트(시속 27km)보다 빠르다.

해경 관계자는 “낚시 어선에 대한 구체적인 제한속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상레저의 경우에도 교량 주변에서는 10노트 이하로 운항하는 것이 보통이다”며 “동 트기 전 어두운 상황에서 18노트라면 상당히 빨리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태안 주변으로 낚시어선들이 몰리면서 고기가 잘 잡히는 명당 선점을 위해 어선들이 속도를 높이는 경우가 많은데, 교량 등 부유물 주변에선 반드시 속도를 낮춰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사고대책반을 꾸린 보령해경은 푸른바다3호 선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