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강원 평창군 진부면 송정교가 무너지기 직전, 주민 박광진씨가 송정교의 차량 통행을 제지하고 있다. /평창군


“다리 건너면 안 돼요. 오지 마세요. 피하세요!”

태풍 ‘마이삭’으로 강원 평창군 송정교가 붕괴되기 불과 30초 전, 한 50대 남성이 차량 진입을 통제해 인명 피해를 막았다.

평창군이 3일 공개한 송정교 인근 CCTV 영상에 따르면, 평창군 진부면 주민 박광진(59)씨는 이날 오전 7시28분25초쯤 다리 건너편에 있는 차량이 다리로 진입하자 황급히 차량을 향해 뒤로 물러나라는 손짓을 보냈다. 송정교 상판이 흔들리던 상황이었다.

박씨의 손짓을 확인한 차량은 다리를 절반 정도 지났지만 바로 후진을 했다. 박씨가 손짓을 보낸 지 30초 뒤인 오전 7시28분55초, 송정교 일부가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박씨의 기지가 인명 사고를 막은 것이다.

박씨는 다리가 살짝 내려앉은 것을 보고 오전 7시쯤부터 차량 통행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힘에 부치자 송정리 이장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동네 주민들까지 합세해 다리를 통제하며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박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다리를) 보니까 상판이 살짝 내려앉아서 무너질 것 같은 낌새가 보였다”며 “차들이 다니면 사고가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평창군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진부면 지역에는 225㎜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송정교가 무너지고 동산교가 내려앉았다.

3일 오전 강원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에 위치한 송정교가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무너졌다. /강원소방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