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주최한 개성공단 재개 염원 ‘개성 잇는 온라인 토크 콘서트'에 도내 31개 시·군 공무원들이 몰려들어 ‘출석 체크’를 하면서 공무원 동원 논란에 휩싸였다. 기초단체 공무원들이 유투브 댓글로 ‘안산시 XXX’ ‘과천시 OOO’ 라는 식으로 앞다퉈 댓글을 달았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해 참여를 독려했는데 인증방법이 미숙했다”며 사과문을 냈다.

/유튜브 캡처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7시 콘서트가 시작된 이후 관련 영상에는 소속과 이름을 남기는 경기지역 지자체 공무원들의 댓글이 잇따랐다. 대부분의 댓글은 ‘잘 들었다. 00시 00과 000 출석합니다’ 등이었다. ‘안산시, 상생경제과, 9급’ ‘김포시 풍무동 행정7급’ ‘과천시 사회복지과 행정 6급’ 등이다.

이런 방식으로 참가자들은 공개된 영상 방에 자신의 신상정보를 언급했다. 이에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기도가 온라인 콘서트를 열며 공무원들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들이 제기됐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경기도 공무원에게 내려진 공문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확산됐다. 해당 공문에는 “정부합동평가 지표 목표 달성을 위해 전 직원 시청 필수” “실시간 채팅창에 소속, 부서명, 직급, 성명 반드시 기재”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

누리꾼들은 “북한 공산당을 보는 것 같다”며 비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심각하다…여기가 대한민국이 맞는지” “공무원들 단체 출첵이라니…공산당인 줄 알았다” “출첵하면 공무원에게 상을 주나요” 등 경기도의 이 같은 ‘강제 동원'을 비판하는 글이 수십건 달렸다.

특히 경기도가 각 시군에 ‘토크콘서트 참여를 요청한다’는 독려 공문이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어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해당 공문에는 ‘정부합동평가 지표에 포함된 만큼 목표달성을 위해 적극 참여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유포된 경기도 공문은 내용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경기북부의 한 기초지자체 총무과 직원은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공문을 경기도를 통해 전달 받았다”며 “이를 근거로 우리 시는 직원들에게 토크콘서트에 참여해 달라고 전파했다”고 말했다.

'개성 잇는 토크콘서트'와 관련해 경기도청 공문이라며 인터넷에서 유포되고 있는 문건. "정부합동평가 지표 목표 달성을 위해 전 직원 시청 필수"라고 적혀있다. /인터넷 캡처

이에 경기도는 해명자료와 이재강 평화부지사 명의의 사과문을 냈다. 이 부지사는 사과문에서 “통일부와 협의해 행사를 통일교육 지원법에 따른 공무원 통일교육 범위에 포함, 가급적 많은 공무원이 참여하도록 안내하고 참여 여부 확인을 위해 유튜브 실시간 채팅창에 소속과 성명을 기재하도록 했는데, 동시에 많은 인원이 참여하다 보니 다른 참여자의 불편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 부지사는 또 “참여한 공무원의 마음과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고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문제에 이르게 된 점도 깊이 사과한다”며 “사전에 충분한 고민이 부족했던 점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 방안을 모색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파주 운정행복센터에서 열린 콘서트는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최종환 파주시장 등이 패널로 참여해 ‘개성공단의 의미와 가치’ ‘개성공단 재개는 남북선언 이행의 지름길’ ‘개성 잇는 희망의 약속’ 등을 주제로 다뤘다. 코로나 사태로 콘서트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튜브, 아프리카TV, 페이스북 등으로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