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택시’ ‘1000원 버스’ ‘1000원 여객선’ 등 저렴한 요금을 특징으로 한 교통 복지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9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 장성군이 내년 1월부터 ‘1000원 농촌 버스’에 시동을 건다. 성인 기본요금 1500원이 거리에 상관없이 1000원으로 고정된다. 현재 km당 132원 할증을 적용하면 장성읍에서 먼 곳은 3300원 요금이 나온다.

김성무 장성군 대중교통팀장은 “광주만 해도 시내버스 요금 1400원에 어디든 가지만, 오히려 농촌 벽지 주민은 더 많은 돈을 내고 농촌버스를 타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 인구 4만4000여명 중 한 해 버스 이용 누적 승객은 105만명에 달한다. 장성군은 지역 유일한 버스 운수업체 ㈜군민운수 측에 기본요금이 줄어든 만큼 손실금을 보전해 준다. 그 비용이 사업비로 한 해 3억2000만원이다.

내년 1월부터 시동을 거는 전남 장성군 '1000원 버스'./장성군

전남은 시·군이 대부분 1000원 버스를 운행한다. 22개 시·군 중 내년이면 장성을 포함해 21개 시·군이 1000원 버스를 도입하게 된다. 경남 산청·함양, 강원 인제, 전북 남원 등 전국적으로 1000원 버스가 퍼지고 있다.

1000원 버스의 본보기로 2007년 시작한 전남 신안군의 ‘버스 공영제’가 거론된다. 신안군은 ‘신안군’이라는 운수 사업자를 직접 만들어 한 해 41억원을 들여 기사 77명을 채용해 1000원 버스를 운영 중이다. 1000원 버스는 광주와 대구, 부산 등 대도시에선 승객 규모에 따른 막대한 예산 문제로 도입이 어려워 주로 농어촌 지역에서만 운영한다.

최근에는 ‘100원 택시’가 화제가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00원 택시 발상지로 꼽히는 충남 서천의 100원 택시를 ‘신의 선물’이라고 극찬했기 때문이다. 서천군은 2013년 100원 택시를 시작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700m 이상 떨어진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은 100원에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서천군이 나머지 비용을 업체에 지원한다.

NYT가 ‘농촌 대중교통에 혁명을 가져왔다’고 언급한 것은 100원 택시가 정부를 통해 전국으로 확산해서다. 전남에선 2014년 화순에서 처음 시작한 100원 택시가 2018년 22개 전체 시·군으로 확대됐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 이낙연 전 대표가 전남지사 시절 100원 택시를 추진했다.

국무총리 취임 후 이듬해인 2018년 100원 택시를 국정 과제로 선정했다. 이후 전국 곳곳으로 100원 택시가 퍼졌다. 전남의 경우 지난해 22개 시·군 988개 마을에서 3만2450명이 100원 택시를 이용했고, 국비와 지방비로 78억원이 소요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농어촌에서 100원 택시를 이용한 승객은 270만명이다.

대중교통이 없어 시내로 나가려면 반나절동안 고개 두개를 꼬박 넘어야했던 충남 서천군 화성리. 이곳 어르신들의 일상이 확 바뀌었다. 서천군청이 네분 합쳐 100원을 받는 희망 택시을 운행 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100원 택시 원조 지자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전남이 대대적으로 추진했으나, 원조 고장은 도입이 한해 빠른 서천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100원 택시의 시초는 신안군의 ‘쿠폰 택시(2010년)’다. 당시 신안군은 버스 공영제의 미비점을 보완한다며 버스 노선에서 누락된 지역 주민에게 쿠폰을 나눠주고 택시를 이용하게 했다.

우리나라 섬 65%가 흩어진 섬의 본향(本鄕) 전남도는 ‘1000원 여객선 시대’를 열기도 했다. 전남 전체 여객선 운항 노선 1320개 중 932개(70%) 생활 구간에서 편도 운임 1000원을 지난 8월 1일부터 적용한 것이다. 혜택을 받는 대상은 5만여 명의 도서민들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늘어나는 노인 인구 등을 감안하면 ‘100원 택시, 1000원 버스, 1000원 여객선’ 등이 지자체의 재정적 부담이 심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