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경이 죽은 채 발견된 '상괭이'를 살펴보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최근 제주 해안에서 돌고래의 일종인 해양보호생물종 상괭이가 죽은 채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연속 9일째다.

7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3시53분쯤 제주시 한경면 해안가 갯바위에 돌고래 사체가 있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고래연구센터가 확인한 결과, 해당 상괭이는 길이 165cm에 폭 80cm, 무게 55kg의 수컷으로, 불법 포획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상괭이 사체는 지난달 28일 제주시 신항과 김녕항에서 각각 발견된 2마리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매일 1마리씩 제주 해안가에서 발견되고 있다.

올해 들어 발견된 상괭이 사체만 모두 36구에 달한다. 잡식성인 상괭이는 주로 서해와 남해안에 서식하는데, 기후 변화 등으로 어장이 풍부한 제주 연안으로 이동하면서 그물에 걸려 폐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돌고래 전문가인 김병엽 제주대학교 교수는 “폐 호흡을 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숨을 못 쉬게 되면 그물 안에서 질식사한다”며 “부검을 해보면 대부분 폐에 거품이 차 있다”고 말했다.

먹이를 찾아 제주 연안에 내려온 상괭이가 큰 그물을 닻으로 고정시켜 조류를 따라 이동하는 물고기를 잡는 안강망 그물에 걸리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어민들은 그물에 걸린 상괭이는 보호종으로 유통이 금지돼 팔 수 없는 데다,신고하면 서류를 쓰는 등 절차가 복잡해 그대로 바다에 버리면서 해안으로 떠밀려와 발견된다.

해경은 어민들에게 조업 중 어망에 상괭이가 걸릴 경우 구조를 위해 조속히 신고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CITES)’에 따른 보호종으로 등재돼 있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