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후 퇴근길 대란으로 혼란을 빚은 서울 중구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 유튜브 '오세훈TV'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퇴근길 대란을 빚은 명동 입구 광역버스 정류소를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이날 유튜브 ‘오세훈TV’에는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현장을 둘러본 오 시장의 사과 영상이 올라왔다. 오 시장은 “정말 죄송스럽다는 말씀드린다”며 “저희가 좀 더 신중하게 일을 해야 했는데, 추운 겨울에 신중치 못하게 새로운 시도를 해서 많은 분께 불편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7일 이곳 정류소 인도에 노선번호를 표시한 시설물을 설치해 승객들이 버스 번호에 맞는 곳에만 줄을 서도록 했다. 그러나 표지판이 들어서면서부터 정체가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버스가 꼬리를 물고 늘어서는 ‘열차 현상’이 가중되면서 혼잡이 극심해졌기 때문이다.

4일 서울 도심 일대를 지나는 버스 위치가 표시된 앱 화면. /독자제공

오 시장은 먼저 새로운 시도를 한 이유에 관해 “최근 경기도에서 출퇴근하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서울로 들어오는 버스 노선을 원하시는 대로 받다 보니 용량이 초과됐다”며 “한참 차가 많이 몰리는 러시아워(오후 5시~9시)에는 550대 정도의 버스가 들어올 정도로 몹시 붐비는 곳이 됐다”고 했다. 이어 “정류장 길이가 30~40m 정도 되는데, 앞에 버스가 서면 뒤에서부터 뛰어오고, 뒤에 버스가 서면 앞에서부터 뛰어가야 했다”며 “혼잡해 충돌사고 등 안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민원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버스가 노선 번호가 적힌 대기판 앞에만 정차하고, 다른 곳에서는 승객을 일절 태우지 않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오 시장은 “그런데 정해진 줄에서만 버스를 타다 보니까 앞에 버스가 빠지지 않으면 뒤에 버스가 밀리는 ‘열차 현상’이 벌어졌다”고 했다. 이어 “평소 10분이면 빠지던 게 1시간씩 걸리고, 5분 기다렸다가 버스를 타던 분들이 30분씩 기다리면서 정말 많은 불편을 초래하게 됐다”며 다시 한번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5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퇴근을 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정체가 심해지면서 서울시는 전날부터 이달 31일까지 표지판 운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현장에 계도 요원을 배치하고 일부 광역버스 노선 및 정차 위치를 변경해 운영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크고 작은 사고를 겪다 보니 안전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고, 중요성도 많이 강조되고 있다”며 “한 달 정도 의견을 받아서 가급적으로 많은 의견을 주신 쪽으로 개선하겠다. 여러분들의 많은 의견 기다리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명동 입구 광역버스 정류소와 관련한 시민 의견을 수렴해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