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4시쯤 부산 사하구 한 은행에서 조직에게 돈을 보내던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검거하는 장면. /부산경찰청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에 돈을 보내려던 송금책이 출근길 경찰관에게 덜미를 잡혀 현장에서 검거됐다. 은행 ATM기 앞에서 벌인 수상한 행동을 30년 경력의 경찰관이 놓치지 않았다.

20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4시쯤 사하구 한 은행에서 김종철 사하경찰서 다대지구대 팀장의 눈에 이상한 장면이 포착됐다. 야간근무에 출근하며 잠시 들른 은행 ATM 앞에서 한 40대 남성이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이 남성은 가방에서 5만원권을 꺼내 입금하고, 또 다시 가방에서 5만원권을 꺼내 여러 계좌에 입금하고 있었다.

지난 18일 오후 4시쯤 부산 사하구 한 은행 ATM기에서 계속해 5만원권 현금을 계좌로 이체중인 남성을 지켜보는 김종철 팀장. /부산경찰청

경찰 경력 30년의 김 팀장은 이 남성의 행동이 보이스피싱과 관련됐음을 직감했다.

곧장 남성 주변으로 다가가 주변을 살핀 김 팀장은 휴대전화에 계좌번호가 여러 개 적혀 있는 것을 보고 보이스피싱 조직원임을 확신했다.

입금을 모두 마친 남성이 현장을 떠나려할 때 김 팀장이 막아섰다. 남성은 도주하려 했지만 곧장 김 팀장에 붙잡혔고, 이후 출동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김 팀장은 즉각 은행 창구로 가 남성이 입금한 계좌를 정지해달라고 요청했고, 다행히 늦지 않게 지급 정지돼 보이스피싱 조직에 돈이 넘어가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금융감독원 직원으로 사칭한 뒤 40대 피해자를 만나 1000만원을 가로챈 뒤, 조직에 돈을 송금하던 중이었다. 특히 추가 범죄 5건, 피해액 1억원 상당이 확인돼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팀장은 정년이 3년도 남지 않았는데, 신속한 판단과 조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검거할 수 있었다”며 “피해금은 무사히 피해자의 품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