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부산 한 도로에서 택시 2대를 들이받고 도주한 음주 운전자를 경찰이 붙잡고 있다. /부산경찰청

부산 도심서 한 택시를 충돌한 뒤 뺑소니를 치던 음주운전자가 현장을 목격한 다른 택시 운전기사의 40여분에 걸친 끈질긴 추격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40대 A씨는 지난 24일 오후 10시20분쯤 부산의 번화가인 서면 인근 부산진구 부암동 도시철도 2호선 가야역 부근에서 스타렉스 차량을 몰다 50대 B씨가 몰던 택시 뒤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택시기사 B씨와 승객 C(30대)씨가 경상을 입었다.

마침 근처를 지나던 다른 50대 택시기사 D씨가 현장을 목격했다. D씨는 스타렉스 차량을 뒤쫓았다. 경찰에 신고했다. 10분 가량 추격했다. 부산진구 개금동 한 아파트 단지 부근 도로에서 A씨가 갑자기 후진, D씨 택시의 앞 범퍼를 박은 뒤 도망갔다. 일종의 위협이었던 셈이다.

D씨는 또 쫓았다. 개금동, 당감동, 부암동, 부전동 등을 종횡무진하면서 A씨는 서면로터리를 두고 북서쪽 동네를 빙빙 돌며 10km 가량을 달아났다. 도주하면서 불법유턴을 여러 차례 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을 칠뻔하기도 했다. 택시 블랙박스 등 영상 화면상 빠른 속도로 달리기도 했다.

“개금동서 당감동쪽으로 우회전했다”, “부산진구청을 지난다”, “영광도서 앞이다”, “서면로터리 버스전용차로에 들어섰다”는 등 실시간으로 A씨의 위치를 경찰에 알렸다. 경찰도 주변을 순찰 중이던 순찰차에 무전을 날렸다. 순찰 차량 9대가 추적을 시작했다.

서면 주변을 돌고 돌던 A씨는 도시철도2호선 부암역 부근에서 출동한 순찰차에 가로 막히자 차를 버리고 맨 몸으로 달아나다가 결국 밤 11시3분쯤 붙잡혔다. 도주 소동을 시작한 후 40분 만이었다. 경찰의 음주 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취소 수준으로 나왔다.

경찰은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입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