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표를 낸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28일 “사퇴에 대한 직접적 압력은 없었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뤄 인사권자의 뜻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어 “이미 (인사권자의) 신뢰를 잃은 것이 확인된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내달 28일쯤 물러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문재인 정권 때인 2021년 2월에 임명됐고, 임기(3년) 만료까지 10개월이 남은 상황이다.

김 사장은 “최근 (인천공항 여객기 내) 실탄 발견 사건 이후 국토부 장관으로부터 두 차례 (업무 보고 등에서) 배제를 당했다”며 “이것을 물러나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고 말했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뉴스1

김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5년 후배다. 그는 작년 11월 26일 충암고총동문회장에 출마해 다른 후보 한 명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때부터 그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임기를 다 채울 것이란 말이 관가에서 돌았다. 김 사장은 지난 총선 때 민주당 후보로 충주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한 ‘전 정권 사람’이지만, 현 대통령 출신고교의 동문회장이 되면서 이런 이미지가 희석될 것이란 얘기였다. 그런데 당선 4개월 만에 그는 “임명권자(대통령)의 뜻을 확인했다”며 돌연 사표를 낸 것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김 사장이 동문회장이 된 후 대통령과의 친분 등에 대해 언급했다는 얘기가 대통령실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 측은 “김 사장은 대통령 관련 얘기를 주변에 전혀 한 바 없고, 동문회장도 주변의 권유로 사실상 추대가 돼 맡게 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