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지난해 11월부터 ‘가뭄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수량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보(洑) 수문 개방을 강행하던 문재인 정부의 물 관리 정책을 바꿔 물을 가둬 둔 덕분에 가뭄 피해 속도를 늦추고 있다.

지난 2월 6일 전남 무안군 현경면 들녘. 싹이 올라온 마늘밭에서 한 농민이 나와 잡초를 뽑고 있다. 올 6월이면 마늘을 수확한다. 하지만 올해 남부지역의 지독한 가뭄으로 걱정이 앞선다. 호남지역 주 식수원인 주암댐과 동복호 저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지자체들도 영농철앞두고 농수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김영근 기자

2일 ‘국가 가뭄정보 포털’에 따르면, 현재 167개 시·군 가운데 45곳(27%)이 ‘생활·공업용수 가뭄 단계’에서 정상 상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 단계는 ‘정상’부터 ‘심각’까지 총 5단계로 나뉘는데 가장 나쁜 ‘심각’ 단계인 시·군은 아직 없다. 한 단계 아래인 ‘경계’로 분류된 곳은 15곳으로 모두 호남 지방에 있다.

호남 곳곳에선 ‘물 아끼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여수·광양 산단에선 해마다 하반기에 시행하던 ‘공장 정비’ 작업을 상반기로 앞당겼다. 석유·화학 기업의 경우 공장 정비 기간엔 설비 가동을 중단하기 때문에 그만큼 공업용수 사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낀 물 사용량이 올 들어 지난 2월 말까지 32만7000t으로 집계됐다. 올해 총목표치는 322만t이다.

발전용 댐과 농업용 저수지에 가둬 놓은 물을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활용하기도 한다. 지난해 7월부터는 보성강댐의 발전용수 2200만t을 주암댐으로 보내 생활 및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주암댐에서 물을 받아 생활용수로 쓰던 목포시는 최근 장흥댐에서도 일부 수량을 받고 있다.

환경부는 가뭄으로 식수난을 겪는 완도군 넙도와 소안도, 금일도, 보길도, 노화도 등에 지난 2월 말까지 수돗물 66만2600병을 지원했다. 바닷물을 담수로 만드는 ‘해수 담수화 선박’도 투입해 하루 최대 300t의 용수를 비정기적으로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