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해역에서 지진 발생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달 26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규모 3.0 이상 지진 발생 해역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동해시 인근 해역에서 최근 엿새간 규모 2~3 수준의 지진이 10차례 잇따라 발생, 내륙 지역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이 해역에서 발생한 역대 최다 지진이다. 좁은 지역에서 군집(群集)을 이뤄 일어난 이번 지진과 관련, 기상청은 육지와 멀리 떨어진 해역의 지진이라도 규모가 커지면 그 여파가 내륙까지 미칠 수 있지만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3㎞ 해역을 중심으로 반경 50㎞ 안에서 지진이 10차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일반 지진’으로 분류하는 규모 2.0 이상만 집계한 결과다. 규모 3을 넘은 것이 2차례, 규모 2 수준이 8차례였다. 지난달 25일 발생한 규모 3.5 지진은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규모가 둘째로 컸다. 기상청 관계자는 “2017년 기록한 6회가 지금까지 이 지역의 연간 최다 지진 횟수인데, 불과 6일 동안 이보다 많은 지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4월 23~28일 동해상 ‘지진 군집’

이번 동해 해역 지진의 발생 지점은 폭 7㎞ 구간에 밀집한 것이 특징이다. 내륙과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했고, 규모도 현재까지는 2~3 수준에 머물러 한반도에 직접적인 피해를 끼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규모가 더 큰 지진이 발생하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해역에서는 1996년 1월과 2019년 4월 각각 규모 4.2, 4.3의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에도 내륙 피해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진 발생이 잦아지는 만큼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기상청은 “동해상에선 지난달 28일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추가로 발생하지는 않아 발생 빈도와 규모 면에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경각심이 필요한 만큼 동해 중부 해역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연구 사업을 통해 이 지역에서 지진을 일으키는 단층 등에 대한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동해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지진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충북 옥천군 동쪽 16㎞ 지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 들어 국내 발생 지진 중 규모가 셋째로 컸다. 이번 동해 해역 지진과는 무관하지만, 작년 10월 충북 괴산(규모 4.1)에 이어 충청권에서 재차 발생한 지진이라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는 상황이다. 내륙 지역에서 발생하는 규모 3 이상 지진은 ‘실내나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를 말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4월 말까지 전국에서 규모 3.0 이상 지진이 네 차례 발생했지만,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지진 관측은 24시간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발생한 지진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지난 1월 9일 오전 1시 28분 인천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기상청은 규모가 3.7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