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에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2023년 12월 28일 오전 서울 시청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 오종찬 기자

27일부터 미세 먼지가 짙은 날 ‘탄력 근무’가 권고된다. 출퇴근 시간 조정과 재택근무 등을 할 수 있다. 특히 임신부와 호흡기 질환자 등 미세 먼지에 취약한 사람들에겐 재택근무를 권고해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신학기 개학을 앞둔 전국 학교들은 29일까지 실내 공기 질 점검을 마치고 문제가 있으면 공기정화 설비를 정비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이 같은 대책을 담은 ‘봄철 고농도 미세 먼지 대응 방안’을 이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겨울(12월부터 이듬해 2월)부터 초봄인 3월까지 ‘미세 먼지 계절 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대응은 미세 먼지 농도가 가장 짙은 3월에 저감 대책을 강화하는 것이다.

탄력 근무는 ‘미세 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시행되는 날에 권고된다. 미세 먼지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뉘는데 ‘관심’ 단계가 이틀 이상 이어지거나 ‘주의’ 이상 경보가 내려지면 비상 저감 조치도 같이 발령돼 왔다. 서울 기준 작년 시행된 비상 저감 조치는 총 6회로, 전국에서 10회 내외라 탄력 근무를 권고해도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그동안 미세 먼지가 심해도 ‘외출 자제’ 권고 수준의 대응을 해왔다면 ‘탄력 근무’ 적용을 통해 대기 노출 시간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그래픽=김하경

실내 공기 질 관리도 강화한다. 개학을 앞둔 전국 학교에선 이달 14일부터 실내 공기 질 전수 점검을 하고 있다. 29일까지 점검을 끝내고 문제가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공기 정화 설비 수리·교체 등 후속 조치를 하기로 했다. 지하철과 철도, 공항 등 미세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공간에선 물청소를 하루 3회 이상 실시한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를 대상으로는 청소차 운행을 하루 최대 4회로 늘리기로 했다. 가동을 멈추는 석탄화력발전소 발전기도 기존 15기에서 28기로 확대한다.

환경부는 중국발(發) 미세 먼지 대응 차원에서 지난달 중국 생태환경부에 고농도 미세 먼지 발생 때 양국의 조치 사항 등을 공유하기 위한 ‘장관급 핫라인’ 개설을 제안했다. 중국 측은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중국 대기오염도는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2013년 1㎥당 72㎍(마이크로그램)에서 2022년 29㎍으로 절반 이상 낮췄지만, 작년부터 이 수치가 다시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 기간 떨어진 경제성장률을 만회하기 위해 공장들을 대거 가동한 결과로 보인다. 3월 닥칠 중국발 미세 먼지는 더 독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