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Can machines think?)”

인공지능(AI) 분야의 선구자인 앨런 튜링(Alan Turing)이 1950년 발표한 논문에 쓴 말이다. 이 호기심 어린 질문은 마법의 열쇠가 되어 컴퓨터가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수준의 지능적 행동을 탐구하는 미지의 문을 열었다.

특히 ‘생성형(Generative)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기술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창조적인 콘텐츠 생성 능력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예술과 디자인을 만들어내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에 특화된 생성형 AI 구축에 돌입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원자력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 3월 도입을 목표로 국내 전문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어에 특화된 초거대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학습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원전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는 원전의 운영, 유지 보수, 사고 예방 등 다양하다. 특히 AI 기반의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원전의 다양한 장비와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 지난 40여 년간 원전을 운영하며 축적한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방적 유지보수를 시행하고, 자재 구매 시 설계 기준과 일치성 검증 등을 할 계획이다.

AI 기반 분석 시스템은 원전의 운영 상황을 더 명확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 지역 주민,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원전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길이다. 도입하는 과정부터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AI 자문단을 운영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설계할 방침이다.

또 다른 목표는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도 진일보하는 것이다.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은 AI를 활용하고, 직원들은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방식이다.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더 합리적이고 올바른 의사결정도 가능해진다.

AI 기술 도입이 간단한 일은 아니다. 원전은 국가 기반 시설인 만큼 어느 기관보다도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순간의 방심도 빈틈없이 경계하기 때문이다. 철통같은 보안을 위해 선택한 방식이 사내 폐쇄망의 자체 데이터센터에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자료의 외부 유출을 막고,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환각 현상에 대한 대책과 윤리 기준까지 마련해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