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다목적댐 20곳에서 예년보다 평균 1.4배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올여름 닥쳐올 물난리의 전조(前兆)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수량 증가는 온난화 여파로 한반도 주변 해수면의 온도가 예년보다 1~3도가량 올라가면서 비구름의 ‘씨앗’이 되는 수증기 공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지난 6일 전남 순천 주암댐에서 초당 150㎥씩 물을 방류하고 있다. 이곳엔 전국 다목적댐 20곳 가운데 올해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한국수자원공사

19일 본지가 올 1월부터 이달 13일까지 전국 다목적댐 20곳의 강수량을 분석한 결과, 댐 유역의 누적 강수량은 평균 319㎜로 평년(지난 30년간 평균·228㎜)보다 40%가량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0곳 전부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렸다.

올해 비가 많이 내린 곳은 남부에 집중되어 있다. 가장 많이 내린 댐은 주암댐(전남 순천)이다. 본댐과 보조댐에 각각 552㎜, 688㎜의 비가 내려, 평년 대비 95%, 107% 많았다. 김천부항댐(경북 김천), 합천댐(경남 합천), 남강댐(경남 진주), 부안댐(전북 부안), 보령댐(충남 보령), 장흥댐(전남 장흥) 등도 평년보다 70% 이상 비가 더 내렸다.

집중 호우 현상은 이달 들어 더 심해졌다.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강수량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주암댐 본댐과 보조댐엔 151㎜, 216㎜의 비가 내려 평년보다 각각 2.8배, 3배가량 많았다. 이곳에선 사상 처음 ‘5월 방류’를 하기도 했다.

작년 장마철엔 충청권과 남부 지방의 수해가 심했다. 당시 다목적댐 20곳 중 16곳의 강수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올여름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 기록을 1년 만에 경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달까지 댐 유역 강수량이 남부 지방에 특히 많았기 때문에 남부 지방에서 작년 같은 물난리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댐을 운영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홍수 비상대응체제를 예년보다 한 달 빠르게 가동했다. 윤석대 수공 사장은 “올봄까지 강수량이 이미 예년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며 “큰 수해가 발생한 2020년과 작년 장마철 집중호우 이상의 강수를 가정해 대응책을 꾸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