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국민의 환경 의식을 높이는 데 힘써온 사회 각계 ‘환경 지킴이’가 환경부와 조선일보가 공동 제정한 조선일보 환경대상을 받았다. 환경대상은 생태 보전과 개선,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노력한 공로자를 발굴하고 격려하고자 1993년 제정돼 올해로 32회째를 맞이했다.

28일 서울 중구 조선일보 본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고금숙 알맹상점 공동대표, 한대곤 칸필터 대표, 원광에스앤티(대표이사 이상헌)가 환경대상을 받았다. 수상자들에게는 상패와 상금 1500만원, 환경부 장관 상장이 수여됐다.

28일 제32회 조선일보 환경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상패를 들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헌 원광에스앤티 대표이사, 고금숙 알맹상점 공동대표, 한대곤 칸필터 대표. /고운호 기자

이날 시상자로 참석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국제 사회는 기후·환경 위기 극복과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녹색 생산과 소비’에 주목하고 있다”며 “녹색 기술 개발과 친환경 실천 확산을 위한 수상자 분들의 헌신과 노력이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총 29팀이 지원해 환경부와 환경 전문 기관, 조선일보 등이 참여한 심사를 거쳐 9팀이 본선에 올랐다. 고철환(서울대 명예교수) 심사위원장은 “심층 토론을 거쳐 개인 2명, 단체 1곳을 수상자로 정했다”며 “수상자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후손에게 아름다운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오셨다”고 했다.

고금숙(46) 공동대표는 국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문화를 확산시킨 주역이다. 2018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문을 연 ‘알맹상점’은 다 쓴 용기를 가져와 내용물만 채워가는 ‘리필 스토어’의 원조 격이다. 다 쓰면 바로 버려지던 플라스틱 세제 통이 재사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내용물만 소비하는 리필 스토어 개념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고 대표는 “지구에 작은 변화를 일으켜 보기로 결심한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도 일상을 바꾸는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대곤(58) 대표는 LG화학 연구원 시절 일본 독점이던 ‘디젤 매연 저감 장치’(DPF) 국산화를 성공시킨 엔지니어다. LG화학 퇴사 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DPF 기술을 응용한 ‘요리 매연’ 필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요리 매연은 기름이 산화하며 나온 발암성 물질이 연기와 섞인 것으로,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에서 비(非)미국 국가 제품 중 유일하게 요리 매연 공인 저감 장치로 등록됐다. 한 대표는 “모두가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면서 혁신적인 대기오염 저감 기술 개발에 계속 매진하겠다”고 했다.

원광에스앤티는 태양광 폐패널에서 유리를 분리한 뒤 나머지 부분만 파쇄해 재활용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산업기술혁신촉진법에 따른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수명을 다한 폐패널은 통째로 파쇄한 뒤 일부를 재활용하거나 쓰레기로 매립한다. 원광에스앤티 기술은 유리를 제외한 나머지 소재를 90% 이상 재활용할 수 있어 태양광 사업이 활발한 미주·유럽·동남아 등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상헌 대표는 “태양광 폐패널을 재활용해 자원을 다시 뽑아내는 기술은 미래에 우리나라 자원 안보 차원에서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환경대상 외부 심사진에는 이병욱 전 환경부 차관,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김용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김재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이창흠 전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김정환 환경부 대변인이 참여했다.

방준오 조선일보 사장은 환영사에서 “환경문제는 한 국가 차원을 넘어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기후변화 문제로 바뀌었고, 기후변화는 폭염, 해충 창궐 같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환경보호 최전선에서 활동해온 수상자 분들의 존재는 그런 점에서 더없이 소중한 우리 사회의 자산”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