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국에 거센 장맛비가 내리겠다고 기상청이 1일 밝혔다. 지난 주말 제주도에 떨어진 ‘물 폭탄’이 이번에는 수도권을 향하겠다. 장마전선의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며 오는 11일까지 거의 매일 비가 내리겠다. 비가 소강상태를 보일 때는 폭염이 나타면서 폭우와 찜통더위가 반복될 전망이다.

그래픽=김하경

기상청에 따르면, 1일 남해상에서 만들어진 장마전선이 제주도와 경상·전라권에 비를 뿌렸다. 이어 장마전선이 2일 내륙으로 북상해 전국에 비가 확대되겠다. 호우특보도 1일 밤 제주·남부지방부터 2일 중부지방 전역으로 확대된다.

2일 오후에는 중국 쪽에서 다가온 저기압까지 장마전선에 달라붙으며 빗줄기가 더 거세지겠다. 2~3일 예상 강수량은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 30~150㎜, 남부지방 30~120㎜, 제주도 50~200㎜다. 비가 내리면서 2일 아침 최저기온은 20~24도, 낮 최고기온은 23~29로 한낮 더위가 주춤하겠다.

이번 비는 지난 주말 이틀간 제주도에 360㎜ 넘는 비를 뿌렸던 양상과 비슷하다. 정체전선에 저기압이 붙으며 고온다습한 남풍(南風)을 대거 끌어들이고, 이에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비구름대 덩치를 키우는 것이다. 차이점은 제주 때보다 저기압 규모가 더 크다는 것이다. 장마전선에 저기압이 붙는 시점에 전선 아래에 있는 수도권·강원도에 특히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된다. 장마전선이 통과할 때에는 시간당 3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리겠다. 시간당 30㎜ 이상은 ‘매우 많은 비’를 뜻한다. 비 때문에 전방 시야가 크게 방해받게 된다.

지역별 강수 집중 시간은 수도권·강원도가 2일 오후부터 3일 새벽, 충청·전북·경북권은 2일 새벽~밤으로 예상된다. 장마전선의 영향을 두 번 받는 전남·경남권은 2일 오전과 2일 늦은 밤~3일 오전, 제주도는 2일 오전과 3일 오전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비는 3일 오전 대부분 그치겠다. 장마전선은 다시 남부지방 쪽으로 남하하고, 저기압은 강원도 쪽으로 빠져나가는 등 장마전선과 저기압이 분리되면서 3일에는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겠다.

이 시기 전국에는 곧바로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경상권을 중심으로 한낮 수은주가 30도 이상, 체감 기온은 31도 이상으로 오르며 후텁지근하겠다. 지표가 축축한 탓에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비는 앞으로 최소 열흘간 계속될 전망이다. 2~11일 기간에 서울은 4일 하루를 제외하곤 모두 비가 내리겠다. 비가 멈춘 날은 습식 사우나에 갇힌 듯 덥겠다. 4일 남해상에 새로운 장마전선이 발달하면서 제주도와 전남·경남권에 비를 뿌리겠고, 5일에는 장마전선이 북상하며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6~11일에도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겠고, 8일 제주에서만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겠다.

이 기간 국지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리다가 간간이 맑은 날씨가 이어질 수 있다. 통상 장마전선은 건조한 북쪽 기단과 습윤한 남쪽 기단이 강하게 충돌하면서 형성된다. 남과 북의 기단이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은 채 기싸움을 오랫동안 벌이면서 중간에 형성된 장마전선이 장기간 많은 비를 뿌리게 된다. 그런데 장마전선에 저기압이 추가로 유입되면 상대적으로 비가 짧고 굵게 끝날 수 있다. 장마전선에 저기압이 붙으면서 강한 소용돌이가 발생해 건조 공기와 습윤 공기를 섞어버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짧은 비가 강하게 온 뒤에는 기류가 금세 안정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