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4.8.16/뉴스1

서울에 27일째 열대야(熱帶夜)가 발생하면서 118년 만에 최장 기록을 썼다고 기상청이 17일 밝혔다. 27일 연속 열대야는 ‘최악의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26일)을 넘어 역대 가장 긴 기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밤에서 17일 아침 사이 서울의 밤 최저기온이 섭씨 27.2도를 기록해 지난달 21일부터 27일째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가 발생했다.

부산은 지난달 25일 이후 23일째, 제주는 지난달 15일 이후 33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간밤 부산은 최저기온이 26.6도, 제주는 27.1도(서귀포)였다.

올여름 열대야가 유독 심한 것은 해수면 온도 상승의 영향이 원인으로 꼽힌다. 열은 뜨거운 쪽에서 차가운 쪽으로 이동하는 성질이 있는데, 해수면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해가 떨어진 밤사이 바다에서 육지로 부는 해풍이 많아지면서 밤 공기를 뜨겁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 일대에 밤 더위를 견인하는 바람은 고온건조한 동풍(東風)이다. 이 바람은 동해상에서 강원 영동 지방으로 들어온다. 태백산맥을 넘으며 바람이 더 뜨거워지고, 이 열풍이 밤사이 영서 지방의 수은주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보통 8월 더위는 광복절(15일)과 절기상 처서를 지나면 한풀 꺾여왔다. 2018년 서울 열대야는 광복절에 끝났다. 그러나 올해는 폭염과 열대야가 광복절을 지나 장기화하고 있다. 올 처서인 22일에도 기온은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오는 26일까지 최저 24~26도, 최고 30~34도의 기온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17일 낮 최고기온은 30~35도로 예보됐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5~40㎜ 내외의 소나기가 내리겠고, 강수량이 많은 지역에선 60㎜까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일요일인 18일도 최저 22~27도, 최고 30~35도로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18일은 소나기가 더 거세져 전국에서 5~6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