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열대야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1일 오후 서울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올해가 서울의 밤이 역대 가장 자주 뜨거웠던 해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간밤 서울에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가 나타나며 올해 누적 36일을 기록, 30년 만에 최다 기록이었다고 23일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밤에서 23일 아침 사이 서울의 가장 낮은 기온이 26.4도를 기록해 연속 33일째, 올해 36번째 열대야가 발생했다. 이로써 ‘최악 여름’으로 꼽히는 1994년의 총 열대야 발생일(36일)과 동률을 이뤘다. 기상 기록은 최신을 상위에 두기 때문에 올해가 가장 많은 열대야가 발생한 해가 됐다. 서울에서 근대 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117년간 최다 기록이다. 서울은 2018년의 연속 열대야 기록(26일)도 연일 깨고 있다.

이날 제주에는 36일째 열대야가 발생하면서 2016년 기록과 같아지며 ‘연속 발생’ 기준 역대 2위에 올랐다. 제주에서 가장 길게 열대야가 연속된 때는 2013년으로 44일이었다. 열대야는 23일 밤 전국, 24일과 25일 밤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무더위는 주말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아침까지 중부지방에 비를 뿌린 기압골이 빠져나가면서 서쪽 티베트 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고, 우리나라 쪽으로 고온 건조한 공기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해 해수면 온도가 28도 안팎으로 높아 서풍의 온도도 높다.

토요일인 24일 아침 전국의 최저기온은 22~27도, 낮 최고기온은 31~35도로 예보됐다. 25일은 최저 21~27도, 최고 29~34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24일엔 전국에 5~40㎜의 소나기가, 25일엔 비구름대를 동반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경상·전라권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5~20㎜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무더위는 27~29일 한반도 대기 상층으로 차고 건조한 북풍(北風)이 불어오며 잠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찬 공기가 대기 하층으로 서서히 깔리며 내려와 지표에 쌓인 열기를 밀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무더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30일부턴 다시 우리나라가 고기압 영향권에 들며 기온이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