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인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바닥 분수대에서 한복을 입은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추석인 17일은 한여름처럼 강한 열기에 높은 습도가 겹치면서 체감 온도가 최고 33~35도로 치솟을 전망이다. 오후까지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린 뒤, 오후 6시 10분을 전후해 구름 사이로 보름달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간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가 이어졌다. 서울은 사흘 만의 열대야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인천과 대전 등도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이 바뀌었다. 제주는 올해 열대야일이 71일로 연간 열대야일 1위 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수도권과 충청, 호남, 경상 내륙 등 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가 내렸다. 계속되는 여름 무더위는 현재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과 중국 상하이 쪽에 상륙한 제13호 태풍 ‘버빙카’ 사이에서 고온 다습한 남동풍이 불어오는 탓이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29~34도로 예상됐다. 동시에 습도가 80% 안팎에 달해 최고 체감 온도는 33~35도에 이를 전망이다. 대구의 체감 온도는 최고 34.7도, 부산·광주 34.6도, 대전·제주 33.7도, 서울 33도, 강릉 32.6도 등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온열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야외 활동을 자제해 달라”며 “영유아, 노약자, 만성 질환자 등은 외출을 자제하고 수시로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전국 곳곳에 소나기도 예고됐다. 수도권과 충남엔 오후까지, 나머지 지역에 오후 늦게까지 소나기가 오겠다. 이날 예상 강수량은 광주·전남 5~60㎜, 전북·영남·제주 5~40㎜, 수도권·강원·충청 5~30㎜ 등이다.

밤에는 소나기가 그치면서 구름 사이로 보름달이 보일 전망이다. 이날 지역별 월출 시각은 부산·울산 오후 6시 6분, 강릉·대구 6시 9분, 춘천·대전·청주 6시 14분, 광주·전주·제주 6시 15분, 수원 6시 16분, 서울 6시 17분, 인천 6시 18분이다.

올해는 아직 가을이 시작하지 않아 여전히 여름이다. 기상학에서 가을은 ‘일 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뒤 다시 오르지 않았을 때 그 첫날’에 시작하는 것으로 본다. 평년(1991~2020년 평균) 가을 시작일은 9월 26일로, 추석이 기상학적 계절로 여름에 속하는 일이 이례적이지는 않다.

다만 올해 추석이 양력으로 이른 편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추석에 마치 한여름같은 무더위는 이례적이다. 평년 9월 17일의 최고기온은 ‘24~28도’로 이날 예상 최고기온보다 5도 안팎 낮다.

무더위는 당분간 계속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연휴 이후 첫 출근일인 19일까지 무더위가 이어지고, 이후 토요일인 21일까지도 한낮 기온이 30도를 찍는 지역들이 있을 전망이다. 22일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일은 줄어들겠지만, 기온이 평년을 웃도는 상황은 이달 하순까지 유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