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버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중국산 전기버스 배터리 검사를 위해 중국 업체 20여곳에 ‘BMS(배터리관리시스템)’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고 20일 밝혔다. 배터리 화재 등 안전 검사를 위해선 BMS 정보 제공이 선행돼야 하는데, 그동안 일부 중국 업체들은 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본지가 지난 16일 ‘中 전기버스 3000대, 배터리 안전검사 못할 판’ 기사를 통해 문제를 지적하자, 이번에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중국 업체들은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 18일 중국 전기버스 제조사 및 판매사 등 24개 회사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전기차 화재 등을 대비해 전기차 배터리 안전 검사를 의무화하는 안을 지난 5월 입법예고 한 상태로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배터리 안전 검사는 전자장치 진단기를 통해 배터리 모듈의 온도와 열에 의한 변질 상태, 배터리 셀 간 전압 편차 등을 확인하는 게 핵심인데, 이를 위해선 전기차의 두뇌에 해당하는 BMS의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BMS는 자동차 제작사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이 동의 주체다.

현대차가 2022년 가장 먼저 정보를 제공하는 등 승용차 업체들은 대부분 문제가 없었지만, 하이거·주룽·양저우야싱·진룽·난징 진룽 등 20사의 중국 버스 제조사의 BMS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아 문제로 지적 돼 왔다. 자칫 국내에서 운행 중인 3000여대 전기 버스가 깜깜이로 운행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간담회를 통해 24개 중국 전기버스 업체들은 정부가 시행하는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전기차 화재가 큰 관심인데다, 정보 제공을 하지 않으면 국내 판매에 지장을 겪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전기 버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54.1%에 달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제조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배터리 안전검사 기술을 개발하고, 소규모 제작사가 수입한 자동차도 배터리 안전검사가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