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37)씨는 최근 정장 바지에 발목이 드러나는 양말을 신었다가 직장 상사에게 “예의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김씨는 “평상시 TPO(시간·장소·상황)에 맞게 옷을 입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당황했다”며 “양말 길이도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줄 몰랐다”고 했다.
과거엔 남자 양말의 종류가 단조로웠다. 최근엔 남자 양말도 긴 양말부터 발목, 페이크 삭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남자의 양말, 어떤 장소에서 어떤 길이가 적당할까.
패션 칼럼니스트 이헌씨는 “남자가 구두를 신을 때는 어떤 구두인지에 관계없이 살이 보이지 않아야 하는 게 신사 패션의 불문율”이라고 했다. 이씨는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간의 변칙이 생겨서 아예 양말 없이 구두를 신는 스타일링도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했다.
구두에 양말을 신을 때는 앉았을 때도 살이 보이지 않도록 목이 긴 양말을 고르는 게 좋다. 색깔은 구두나 양복바지와 맞추거나 그보다 조금 진한 색을 추천한다. 양말을 안 신기로 한 경우에도 비장의 무기는 있다. 발에 땀이 많다면 발바닥만 감싸고 구두 밖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덧신 모양의 ‘페이크 삭스’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반바지를 입을 때는 발목 정도까지 오는 양말이 보기에 안정적이다. 이씨는 “반바지를 입었는데 짧은 양말을 신으면 균형이 맞지 않는 느낌”이라며 “나 같은 사람은 지하철을 타고 가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안절부절못한다”고 했다.
두툼한 스포츠 양말은 푹신한 착용감과 땀 흡수를 잘하도록 설계돼 있다.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위해 양보하자. 운동할 때 열이 많이 나는 사람의 경우 이때 발목 양말을 신으면 좋다. 샌들이나 슬리퍼에는 양말을 안 신는 게 보기에 자연스럽다.
이씨는 “최근 연예인 봉태규씨가 치마를 입고 나왔듯 자신이 패션으로 잘 소화하기만 한다면 뭐든지 불가능은 없다”면서도 “일반인의 경우 오랜 규칙을 거스르면서도 촌스럽거나 어색해 보이지 않으려면 상당한 ‘멋 내공’이 필요하기에 규칙을 지키는 편이 안전하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