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온라인 패션쇼 'Fashion is to Love'에 참가한 시니어 모델들이 패션쇼가 끝나고 스스로를 축하하며 셀피를 찍고 있다. 대부분 전업주부로 살아온 이들은 "이제는 나를 위해 살아보고 싶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 오종찬 기자

전업주부이거나 경력 단절된 40대부터 최고령 77세까지 시니어들이 도전에 나섰다. 서울 섬유회관에서 열린 ‘Fashion is to love’ 패션쇼. 시니어들이 모델로 참여해 지난여름 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몇 차례 연기된 끝에 관객 없이 모델과 스텝만 참여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패션쇼를 주도한 몬테밀라노 오서희 디자이너가 시니어 모델을 구하기 위해 SNS에 공지를 올리자마자 전국에서 160여 명이 지원했다. 면접을 해보니 눈물이 나올 만큼 절실함이 느껴져서 그는 탈락자 없이 모두 무대에 세웠다고 한다.

돈을 받고 무대에 서는 것도 아닌데 왜 모델에 도전했을까.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모시며 살아왔다는 한 60대 참가자는 “이제는 누군가의 무엇으로 살기 싫어요. 나를 위해 살아보고 싶어서 용기를 냈습니다”라고 말했다. 순간 곁에 있던 시니어 모델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격려의 박수를 보내줬다. 열정적 무대가 끝나고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감격의 눈물을 흘리던 사람들도 카메라를 보고 활짝 웃었다. 곧바로 SNS에 사진과 함께 메시지가 올라왔다. “정말 오늘은 살아있는 듯, 황홀한 순간이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