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리 작가가 2021년 신축년을 앞두고 조선일보 독자를 위해 그린 그림. /황주리 제공

열이틀 뒤면 2021년 신축년(辛丑年)이다. 신축년 새해 운세는 어떨까? 이미 일본·중국은 말할 것 없고 서양에서도 2021년 운명서와 그 예언이 쏟아지고 있다. 필자는 내년 운세를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다음 궁금증을 독자들께 풀어드리고자 함이다.

①왜 해마다 운명 예언서가 쏟아져 나올까?

②그러한 운명 예언은 무엇을 근거로 할까?

③그렇게 해서 예언된 2021년 운세는 어떤 내용일까?

해마다 숱한 예언서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나 한 치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은 우연히 일어나는 극단적·충격적인 일들로 움직여 왔다. 2020년 경자년 세상을 불안과 불운으로 몰아넣은 코로나 19를 그 누가 예상했겠는가? 운명이었다. 인문·사회과학자들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것을 관찰하고 그 축적된 통계와 트렌드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 해가 바뀔 때마다 수많은 연구 기관·학자·전문가가 한 해를 학문적으로 전망한다. 경험으로 알 수 있듯 그러한 예측들은 적중한 것보다 틀린 것이 더 많았다. 운명을 논하는 술사들은 학자들의 틀린 부분에 대해 ‘학문[學]’ 아닌 ‘술수[術]로’ 예측하려 든다.

술사들은 무엇을 근거로 새해 운세를 말할까? 전통적인 예측술은 한 가지가 아니다. 중국에서 당·송·원·명·청으로 왕조가 바뀔 때마다 새롭게 변용된 사주 이론들, ‘주공비결’과 ‘지모경’, 우리나라 ‘토정비결’ ‘격암유록’ ‘정감록’ 등이 그 이론적 바탕이 된다. 그런데 이 ‘비결’들을 분석해 보면 공통점이 있다. 서양의 운명예측술과 다른 동양만의 특징이다.

첫째, 띠로 보는 운명 예측이다. 신축년(辛丑年)의 辛(신)은 오행상 金(금)이며 색은 흰색[白]이다. 丑(축)은 소를 상징한다. 흰 소의 특징들이 내년에 나타날 것이란다. 단순하지만 최근 서양에서도 동양의 띠를 근거로 하는 예언서가 등장하고 있다.

둘째, 간지(干支)로 표현되는 그 해의 두 글자를 해석하는 방법이다. 2021년은 ‘辛丑年(신축년)’이란 간지로 표기된다. 이때 辛丑(신축) 두 글자의 관계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辛은 오행상 金, 丑은 오행상 土(토)이다. 土는 金을 낳는다[土生金]. 또 辛과 丑 모두 음(陰)이다. 이러한 관계를 편벽된 문서나 정신을 뜻하는 편인(偏印)이라 부른다. 표리부동과 임기응변 기운이 강하며, 특수 문건이 오가는 해다. 2021년은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2022년 대선 후보들이 결정되는 해다. 배신과 이합집산, 그 과정에서 시장 당선자와 최종 대선 후보들에게 증서가 부여될 것이다. 특별 문건이 교부되는 해다.

셋째, 육십갑자주기설(六十甲子週期說)이다. 육십년 주기로 사건·사고가 반복된다는 주장이다. 이를 토대로 한 비결서 문장을 그 해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이다. 홍경래가 1811년에 거병한 것도 ‘정감록’의 “임신기병(壬申起兵·임신년에 전쟁난다)”을 이용했다. ‘육십갑자주기설’에 따른다면 2021년 신축년은 어떤 운세일까? 중국 고대 예언서로 역대 황실까지도 참고하던 ‘지모경(地母经)’에 실린 신축년 운세다.

“太歲辛丑年(태세신축년), 疾病稍紛紛(질병초분분), 吳越桑麻好(오월상마호),荊楚米麥臻(형초미맥진)… 人民漸蘇息(인민점소식),六畜瘴浚巡(육축장준순).”

무슨 뜻인가? “신축년 질병들이 좀 분분하고, 오나라·월나라 뽕과 삼이 좋고, 초나라 쌀·보리는 진나라로 모이며, 백성들은 점차 소생하고, 여섯 짐승 병은 머뭇거린다.”

질병에 관해서는 반흉(半凶)이지만, 국민 경제는 대길(大吉)이란다. 술사들이 2021년 신축년 운세를 예측하는 방법이다. 소띠해는 경제 대길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