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식 | 지메르만의 베토벤
197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최고의 피아니스트 파트너로 꼽은 크리스티안 지메르만(64)이 22일까지 베토벤의 250세 생일을 축하하는 무대를 세 차례 연다. 20일 오전 4시(현지 시각 19일 오후 8시) 도이치 그라모폰의 온라인 DG 스테이지에 접속해 티켓(회당 9.9유로)을 구입하면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과 4번을 연주하는 지메르만을 볼 수 있다. 22일 오전 4시엔 협주곡 5번 ‘황제’로 ‘전곡 연주 생일 선물’을 마무리한다.
◇ 전시 | 백남준 ‘NAM JUNE PAIK 展'
옛 텔레비전 조정 화면은 오방색이었다. 텔레비전을 예술로 승화시킨 백남준(1932~2006)은 그 색조까지 그림으로 옮겼다. 1985년 작 회화 ‘무제’는 그 증거다.
백남준의 회화 세계와 미디어 작품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전시 ‘NAM JUNE PAIK’이 내년 1월 16일까지 서울 창성동 리안갤러리에서 열린다. 백남준은 비디오아트에서 받은 영감을 그림으로 풀어냈다. 이를테면 1989년 작 ‘진화, 혁명, 결의’는 텔레비전 조각 ‘혁명가 가족 로봇’ 시리즈를 판화로 제작한 것이다. 각 로봇에는 프랑스혁명과 관계된 비극적 인물 ‘마라’ ‘당통’ 등의 제목이 붙었는데, 그림마다 각 인물의 특성을 담은 문구가 적혀 있다. 이미지와 문자에 대한 백남준의 관심을 확인할 기회다. 관람료 2000원.
◇ 연극 | ‘오늘도 무사히’·'언텍트 커넥션'
아버지 당구장에 확진자가 다녀가, 온 가족이 집 안에 격리됐다. 첫째 아들은 코로나로 결혼식이 계속 미뤄져 예비신부와 헤어질 위기, 둘째 아들은 각지 클럽과 모텔을 누빈 동선이 공개돼 망신살 뻗칠 위기다. 남편까지 세 남자 삼시세끼 챙겨 먹이느라 등골 휘던 엄마가 자기 생일도 기억 못 한 가족에게 분노하는 와중에, 만취한 예비신부가 불쑥 쳐들어온다. ‘극발전소301’이 팬데믹을 주제로 준비한 ‘짧은 연극전’의 두 편 단막극 중 ‘오늘도 무사히’ 이야기. 웃음과 눈물을 잘 버무려낸 ‘만리향’ ‘5호실의 고등어’ 등 탄탄한 연극을 만들어온 극단이다. 다른 한 편 ‘언텍트 커넥션’은 통제 불능 감염병으로 대면 접촉이 금지된 미래, 가상 세계에 접속해 살아가던 부부의 비극을 그린다. 20일까지 예술공간 혜화.
◇ 대중음악 | 브리트니 스피어스·백스트리트 보이스 ‘매치스’
팝요정의 원조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보이밴드의 원조 ‘백스트리트 보이스’가 만났다. 지난 11일 발표된 신곡 ‘매치스(Matches)’다. 이 둘은 1990년대 후반 데뷔해 세계를 휩쓴 1세대 아이돌 스타. 20여년 지나 부모 세대가 돼 처음으로 컬래버레이션 노래를 낸 것이다. 흥겨운 1990년대풍 댄스곡 리듬에 스피어스만의 개성 있는 목소리, 백스트리트 보이스만의 하모니가 더해지며 당시 감성이 살아난다.
◇ 영화 | 리플레이
세계가 충격에 휩싸인 9·11 테러 당일, LA에 발이 묶인 가수 엘리엇과 조니는 비행기 대신 캠핑카를 타고 뉴욕으로 떠난다. 낡은 캠핑카는 LA에서 뉴욕에 이르기까지 미국 14주 5600㎞를 질주한다.
엘리엇과 조니는 긴 여정 동안 포크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발길 닿는 곳마다 버스킹을 한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잔잔한 음악과 함께 광활한 미국의 자연 풍경이 펼쳐진다. 오래된 캠핑카는 걸핏하면 고장이 나지만 그때마다 마주친 마을 주민들의 따뜻한 환대로 엘리엇과 조니는 뜻밖의 위로를 받는다. 주연배우 두 명 모두 실제 인디 음악계에서 인정받은 싱어송라이터다. 영화 속에서 만나는 주민들도 대부분 실제 현지인들을 섭외했다. 날것 그대로를 담은 듯한 영상과 그 위를 흐르는 음악이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