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컷] 달동네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된 미니어처. 우리나라 달동네의 정취와 추억까지 고스란히 축소돼있다. 류승호 작가가 어머니와 함께 살던 1970년대 서울 사당동 달동네의 기억을 떠올리며 만들었다고 한다. / 오종찬 기자

허름한 전파사 앞에 브라운관 텔레비전과 석유곤로, 커다란 괘종시계가 놓여 있다. 골목길에는 연탄재가 쌓여 있고 전깃줄에는 누군가 날리다 엉켜버린 방패연이 걸렸다. 빗물을 막기 위해 옥상에 깔아놓은 비닐을 묶어 줄 끝에 벽돌을 매달아 놓은 모습도 눈에 띈다. 어디선가 본 듯 익숙한 이 풍경은 달동네를 그대로 재현한 미니어처다. 류승호 작가가 어머니와 함께 살던 1970년대 서울 사당동 달동네의 기억을 떠올리며 만들었다. 어렴풋이 간직하고 있는 감성까지 조그만 모습으로 다시 되살아난 느낌이다.

실물과 같은 모양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작은 모형 미니어처. 과거 전쟁에서 목각으로 병정을 만들어 작전을 짰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최근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모형 세트로 자주 사용된다. 건물 폭발 장면의 경우, 한때는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효과를 냈지만 미니어처가 주는 특별한 공간감과 질감 때문에 제작자들이 다시 미니어처를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