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미포에서 출발한 ‘스카이 캡슐’이 청사포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 미니 열차에 오르면 이기대, 오륙도 등 부산의 명소는 물론이고 날이 좋은 날엔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 /남정미 기자

“마 이리 믓찐 곳이 있다니 직이네예!”

지난 1일 부산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에서 해변열차를 탄 전모(54)씨가 외쳤다. 전씨는 “부산에서 30년간 살았는데도 열차 타고 보는 바다 풍경은 또 새롭다”며 “다음엔 열차 주변 산책로를 걸어서 왕복해 볼 것”이라고 했다.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051-701-5548)는 폐선된 동해남부선 부지를 재개발해 지난해 10월 만든 곳이다. 옛 전차 모양을 닮은 2량짜리 해변열차(1회 이용권 7000원)가 해운대 미포 정거장을 출발해 달맞이 터널, 청사포 정거장을 거쳐 송정 해수욕장까지 4.8㎞ 구간을 달린다.

전 구간이 해안을 따라 달리는 데다, 열차 모든 좌석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도록 아예 오른쪽으로만 배치돼 있어 ‘바다 앞 1열’을 보장한다. 광안대교와 이기대·오륙도 등 부산의 명소는 물론이고, 날이 좋을 땐 저 멀리 대마도까지 보인다. 특히 달맞이 터널 구간은 1985년 북한 간첩선이 침투해 그동안 군사지역으로 통제되던 곳으로,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관광 시설로 북적거리는 여느 해운대 앞바다와 달리 개발되지 않은 해운대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해변열차보다는 조금 느리지만, 지인들끼리만 오붓하게 열차를 이용하고 싶다면 스카이캡슐(편도 1~2인승 3만원)을 추천한다. 마치 해안선을 똑바로 달리는 대관람차를 탄 기분이다. 주말에는 가급적 홈페이지(www.bluelinepark.com)에서 예매하고 가는 게 좋다.

편도 티켓만 끊은 뒤 열차를 탔던 곳까지는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철도를 따라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 단, 산책로 중간 물질 끝낸 해녀들이 갓 잡아올린 해산물을 빨간 바구니째 내놓고 팔더라도 놀라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