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내가 본 어떤 것도 비교할 수 없다. 이건 싸움이 아니다. 용기(courage)와 자신감(confidence), 존경(respect)에 관한 것이다. 올림픽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우리가 대신 금빛을 선사하겠다.”
지난 6월 15일(현지 시각) 방송한 미국 NBC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이하 ‘아갓탤’)’. 진행자 테리 크루스가 흥분한 표정으로 심사위원석으로 가서 ‘골든 버저(golden buzzer·결선 직행권)’를 눌렀다. 크루스는 미식축구 선수 출신 배우. 심사위원 누구보다 스포츠 정신을 알 법한 그가 딱 한 번 쓸 수 있는 골든 버저를 누른 대상은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이었다. 이 영상은 이틀 만에 조회 수 500만을 훌쩍 넘기며 국내에서도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할리우드 쇼비즈니스가 낳은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에 태권도가 입성해 감동 드라마를 썼다. 지난 9월 15일 열린 결승에서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시범단이 펼친 공연 총 네 번의 공식 영상 조회 수는 2500만 회를 넘기며 여전히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건물 2층 높이인 5m까지 점프해 공중 격파를 선보이고, 세 바퀴(1080도) 회전하며 무대 위를 날아다닌다. ‘메타버스’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고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세상에서, 맨몸으로 정직하게 일군 예술에 대중은 열광했다. 독설가로 악명 높은 ‘영국의 아이돌 제조기’ 사이먼 코웰마저 “오디션을 심사한 수십 년을 통틀어 가장 훌륭한 공연 중 하나였다”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비슷한 기간 열려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질타받은 도쿄올림픽 태권도 시합보다 훨씬 기개 넘쳤다는 평도 나왔다.
세계태권도연맹은 1973년 창설해 태권도를 관장하는 국제 스포츠 기구. 210국이 가입한 ‘태권도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같은 곳이다. 2009년 출범한 연맹 시범단은 런던올림픽, 리우올림픽 등 주요 국제 경기 때 공연하고, 분쟁 지역을 돌며 난민에게 희망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경연을 마치고 최근 귀국한 시범단원 중 신혜리(27·미국 유학생), 엄지민(22·경희대 태권도학과), 심소미(22·용인대 태권도학과), 김영재(22·경희대 태권도학과), 최준환(22·전주대 경기지도학과), 허다온(20·용인대 태권도학과)씨와 송미라(30)·이지석(29) 시범단 코치를 만났다. 모두 공인 4·5단 실력자다.
◇감동해 모든 단원에게 선물한 아르마니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인기를 체감하는가.
엄지민(이하 엄): “한의원에 침 맞으러 갔더니 온몸이 멍투성이라 운동선수냐고 원장이 물었다. 태권도 선수라고 하자 바로 ‘아갓탤’ 봤느냐고 해서, 거기 나간 선수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더라. 특별 할인은 없었지만. 하하!”
최준환(이하 최): “미용실에 갔더니 오디션 얘기를 먼저 하더라. 태권도를 시작한 이후 사람들이 이렇게 태권도 얘기를 많이 하는 건 처음 봤다. 그전엔 이대훈 선수 정도 얘기하는 분위기였는데 놀랍다.”
신혜리(이하 신): “미국 플로리다에서 유학 중이다. 미국에선 워낙 인기 프로그램인데 친구들이 방송 보다가 내 얼굴이 나오자 ‘오, 마이 갓’ 하고 소리쳤단다.”
-시범단이 경연 프로그램엔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송미라(이하 송): “2년 전 토리노, 밀라노, 나폴리, 로마 등 이탈리아 도시 6곳을 순회했다. 그걸 아갓탤 이탈리아 판인 ‘이탈리아 갓 탤런트’ 프로듀서가 보고 출연을 요청했다. 2020년 1월에 출연해 그때도 골든 버저로 결선에 직행했다. 당시 로마 스페인광장 행사 때 패션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가 왔다. 공연이 끝나고 정말 감동했다면서 모든 단원에게 근처 아르마니 매장에 가서 맘껏 고르라더라. 정장 ‘득템’한 단원도 있고 시계 고른 친구도 있었다.” 평생 인체의 실루엣을 연구해온 거장 눈엔 태권도가 빚어낸 예술이 한없는 감동으로 다가온 모양이었다.
-이탈리아에선 최종 성적이 어땠나.
허다온(이하 허): “코로나 때문에 아예 결선 무대에 못 올랐다. 공항 가려고 새벽에 집을 나서는데 연락이 왔다. 이탈리아 측에서 아시아에서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으니 안 왔으면 좋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시범단 데뷔 무대라 밤새워 연습했는데 너무 허탈했다. 이번에 미국 갈 때도 비행기 탈 때까지 맘 놓을 수 없었다.”
-코로나가 발목을 잡긴 했지만, 역설적으로 코로나로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주는 감동도 그만큼 컸다. 전화위복일까.
김영재(이하 김): “원래 도쿄올림픽 태권도 경기 때 시범 공연이 잡혀 있었는데, 계속 연기됐다. 무관중으로 한다고 했다가 결국 취소됐다. 결과적으로 오디션 참가가 더 의미 있었다. 그 많은 관중 앞에 선 게 얼마 만인지 벅찼다. 사람들 환호성에 얼마나 고팠는지 그제야 알게 됐다.”
송: “우리는 주로 해외 공연을 하는 팀인데 코로나로 올스톱했다. 보통 한 달에 해외 공연이 몇 번씩 있었는데, 지난해는 1년 동안 한두 번밖에 없었다. 오디션이 무대 갈증을 해소하는 분출구가 된 셈이다.”
◇한류 팬 美 아줌마 “배우 공유만큼 태권도 좋아져”
-재즈 그룹 ‘코리안 소울’, 댄스팀 ‘독특 크루’ 등 결선에 한국 팀이 총 셋 올라갔던데?
신: “심사위원단이 코리안 소울 심사 때, 한국엔 어떤 비결이 있길래 이렇게 재능 있는 사람이 많으냐고 묻더라.”
심소미(이하 심): “공연장이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이었다. ‘오, 봉준호 감독도 올랐던 곳이네?’ 하면서 즐겼다. 유서 깊은 극장에 오른다는 자체가 신났다.”
최: “객석에 앉아 있는데 외국 아주머니가 말을 걸었다. 배우 공유 팬이라면서 ‘도깨비’도 봤는데, 이젠 공유만큼 태권도가 좋아졌다더라. 수퍼마켓 점원은 한국 사람이라니까 ‘한국 메이크업 원더풀’이라고 하고, 밖에서 도시락 먹고 있는데 다른 참가자가 와서 ‘김치를 너무 좋아한다’고 해서 좀 덜어주기도 했다. 그렇게 한류가 인기일 줄 몰랐다.”
-골든 버저 땐 어떤 생각이 들었나.
신: “진행자가 갑자기 심사위원석으로 올라가서 처음엔 방송 사고인가 했다. 골드, 골드, 하더니 버저를 누르는 거 아닌가. 꿈만 같았다.”
심: “사이먼이 워낙 독설로 유명한 심사위원이라 바짝 긴장했다.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그가 ‘X’ 누르는 소리가 계속 들려 걱정했다. 웬걸 ‘아빠 미소’ 지으면서 기립 박수까지 하더라. 뛸 듯이 기뻤다.”
-여성 단원도 꽤 많더라.
송: “무대에 오른 24명 중 한국 단원이 16명, 나머지 8명은 미국태권도협회에서 선발된 사람이었다. 여성 8명 중 4명이 한국인이었다. 유튜브 영상에선 편집됐는데, 하이디 클룸이 남성 못지않게 여성들의 파워풀한 격파가 멋지다고 감탄했다.”
-시범단은 어떻게 뽑나.
이지석(이하 이): “전체 시범단은 45명 정도. 1년에 한 번 11~12월에 1차 오디션을 보고, 그다음 해 1월쯤 2차 오디션을 본다. 평균 경쟁률은 약 15대1. 기존 멤버도 매년 테스트를 거쳐 통과하지 못하면 단원 자격을 잃는다. 공정한 과정, 치열한 경쟁을 거쳐 최정예 멤버로 유지한다. 태권도인에겐 최고 영예라고 보면 된다.”
-K팝 ‘칼 군무’의 원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로 잰 듯 딱딱 맞는 군무가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훈련했나.
심: “평일엔 각자 위치에서 일하다가 주말에 모여 훈련했다. 미국 팀은 한국에서 찍어 보낸 영상을 보고 훈련했다. 현장에서 모두 손발 맞춘 건 일주일도 안 됐다. 결선 땐 코로나 때문에 40일 넘게 식당도 못 가고, 호텔에서 세 끼 도시락 시켜 먹으면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훈련했다. 연습장도 없이 호텔 컨벤션 센터에 매트 깔고 훈련했다.”
-태권도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 같은가.
최: “뭣보다 중국이 한복, 김치 등 여러 우리 전통 문화를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데, 이번 기회에 전 세계에 태권도는 한국 것이라고 쾅쾅 도장 찍을 수 있게 된 것 같아 뿌듯했다.”
◇결승 배경엔 남산타워, 종주국 자존심 넣었다
-태권도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김: “아버지가 태권도 선수였는데 집안 반대로 고3 때 국가대표 선발전에 못 나가셨다. 당신 꿈을 아들이 대신 이뤘으면 하는 마음에 적극적으로 밀어주셨다. 2019년 시범단에 들어오고, 지난 6월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품새’ 국가대표로 뛰었으니 아버지 한을 어느 정도 풀었달까.”
엄: “할아버지(엄운규 전 국기원 원장)께서 태권도를 하셨다. 집안에 대 이어 태권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는데 막내 손녀인 제가 했으면 하셨다. 할아버지께서 손녀인 걸 알리지 말고 실력으로 경쟁하라고 당부하셔서 아무한테도 말을 안 했다. 2018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국가대표가 됐다. 천국에서 오디션을 보시곤 무척 기특해하실 거다.” 동료들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처음 들은 얘기”라며 “한국 태권도의 기틀을 마련한 선구자 중 한 분”이라고 했다.
-대를 이을 정도로 태권도가 매력적인가?
김: “태권도 5대 정신이 있다. 예의, 극기, 인내, 염치, 백절불굴(百折不屈). 태권도를 한 사람이라면 자식이 이런 정신을 계승하기를 바랄 것 같다. 사실 외국 사람들은 눈치채기 어려운데, 네 차례 경연에 이 정신이 들어가 있었다.” 예선에선 ‘극기’를 보여주기 위해 자신과 싸우는 ‘다방향 격파’가 들어갔고, 준준결승엔 ‘백절불굴’을 주제로 대리석 등을 깨는 ‘위력 격파’가, 준결승엔 ‘인내’를 표현하기 위해 눈 가리고 하는 ‘감각 격파’를 넣었다. 결승 주제는 ‘예의’와 ‘존중’이었다.
-결승 무대 배경으로 서울 남산 타워가 나오더라.
이: “준결승까지가 심사받기 위한 태권도였다면, 결승은 ‘종주국의 자부심을 넣어 한국 태권도를 느껴 보시라’ 하면서 작정하고 짰다. 남산 타워와 한옥을 배경으로 넣었다. 원래 피날레 곡을 아리랑으로 하려고 했는데 제작진이 흥이 안 난다면서 하루 전에 음악을 바꿨다.”
-미묘한 신경전이 있었나 보다.
신: “팀 소개를 누가 하느냐를 두고 옥신각신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아무래도 미국인 위주로 했으면 했지만, 우리는 한국인이 만들어온 무대인 만큼 우리가 주도하길 바랐다. 당초 미국인이 소개를 맡기로 했다가 무대 오르기 직전 나와 미국인이 나눠서 하기로 결정됐다. 방송엔 미국 동료가 말하는 부분은 편집되고 나만 나왔다.”
◇MZ, 태권 정신을 만나다
태권도 전공 대학교 3·4학년생이 주를 이룬다. 평균 나이 22세지만, 대개 태권도를 예닐곱 살 때 시작해 경력 15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MZ 세대다. 현장에서도 즐기는 듯한 모습이던데.
엄: “동료가 격파 성공하는 걸 뒤에서 보면서 ‘우리가 이런 걸? 진짜 짱이다. 완전 멋있어!’ 하면서 ‘물개 박수’ 하며 즐겼다. 동료가 성공하는 걸 보고 긍정 에너지를 얻어 내 차례 때도 다 보여줘야지 다짐했다. 전혀 떨진 않았다.”
2009년 창단 이후 13년째 시범단을 이끄는 나일한 단장은 “예전에도 실력은 좋았지만 멍석 깔아 놓으면 주뼛주뼛하고, 미소가 부족해 아쉬웠다. ‘표정 없는 태권도는 의미가 없다’면서 밝은 웃음으로 관객을 끌어당기는 연습을 1~2년 시켰는데 요즘 세대는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웃는다. 즐기려는 자세가 몸에 배 있다.”
-실수도 있었나.
최: “리허설 때 사람을 밟고 올라가 공중 격파하고 세 바퀴 도는 기술이 있는데 착지를 잘못해 떨어졌다. 숨이 턱 막혔다. 어느 정도 높이에서 떨어졌는지조차 기억이 안 난다. 한번 떨어지니 무서웠는데 다행히 실전에선 성공했다.”
-개성 강한 밀레니얼이 모였다. 리더십의 핵심은 뭐였나.
이: “전국에서 태권도로 난다 긴다는 친구들이 모였다. 자신의 개성 있는 기술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스스로 지킬 건 지키고, 할 건 하자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했다. 한마디로 자율 강조. 동료를 딛고 도움닫기 해 5m 고공 격파하는 동작 등은 무척 위험한 고난도 기술이다. 목숨 걸고 뛰는 거다. 서로 믿지 않으면 도전할 수 없기에 상호 신뢰가 중요하다. 태권도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좋은 사람을 만드는 운동’이라고 답하고 싶다.”
◇한국인의 공기, 태권도를 다시 보다
-한국 사람치고 태권도 안 배웠다는 사람이 드물고, 태권도 끝까지 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한국인에게 태권도는 어떤 의미일까.
신: “공기이자, 쌀밥 같은 존재 아닐까. 늘 있으니 귀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새삼 중요성을 깨달았다.”
최: “부모님이 맞벌이여서 어릴 때 저를 맡길 데가 마땅치 않았다. 태권도장이 어린이집 역할을 했다. 우리 집같이 태권도장을 돌봄 교육 시설처럼 쓰는 사람이 꽤 많다. 그것 역시 한국적 문화 아닐까.”
-최근 한 태권도장 관장이 ‘묻지 마 폭행’을 당했지만, 아이들 앞에서 폭력 쓰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싶어 참았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이: “그게 태권도 정신이다. 밖에서 ‘의미 없이 싸우지 말라’고 항상 강조한다. 배운 기술은 호신을 위해 써야지 싸움질하기 위해 써선 안 된다.”
오디션이 화제가 됐지만 시범단의 활동 목적은 태권도로 평화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이다. 경연 때도 ‘평화는 승리보다 귀하다(Peace is more precious than triumph)”는 플래카드를 펼쳐 보였다. 우승하면 상금 100만달러(약 12억원)를 난민에게 기부할 계획이었다.
신: “태권도는 별 도구나 장치 없이 도복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난민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네팔 지진 때, 폐허가 된 현장에 가서 아이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 전기도 안 들어오고 빌딩도 다 무너진 허허벌판에서 아이들이 도복만 입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자 깨진 송판에 사인해달라고 몰려 들었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 보람이다.”
◇교황에게도 전파한 ‘K 예의’
신: “태권도가 예의로 시작해 예의로 끝나는 운동이라 제작진과 심사위원에게도 늘 머리 숙여 인사했다. ‘하이’라고 눈 마주치며 인사하던 그들이 어느새 우리 식으로 인사하더라. 2018년 바티칸 교황청에서 공연했을 땐 프란치스코 교황도 허리 굽혀 인사했다고 한다.”
이: “13년째 시범단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한국 문화가 세계화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태권도도 육체적 표현을 넘어 ‘예의’ 등 정서적 가치에 관심을 가진다. 그들이 잃었거나 없는 가치를 주목하는 듯하다.”
-꿈의 무대가 있다면?
신: “우주로 가서 태권도 시범 하는 것? 우주여행 시대니 허황한 꿈만은 아니라고 본다. 우주에선 다리 찢기, 텀블링 등 안 되는 자세가 다 되지 않을까? 무중력 상태에서 날아차기라, 상상만 해도 신난다.”
엄: “여든이 되어서도 이 팀과 함께 시범 공연하는 것. 옆차기는 되지 않을까?” 옆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그때 다시 아갓탤 나가는 거야. 60년 전 ‘골든 버저’ 받았던 그 팀이라면서. 하하!”
-도복 벗으면 평범한 20대 아닌가. 취업 준비 등으로 고민 많은 또래에게 희망을 준다면?
심: “저도 취업 걱정하는 ‘취준생’이다. 친구들도 자격증 따고, 외국어 공부 열심히 하지만 현실이 만만치 않다. 난관에 부딪힐 땐 종종 태권도 격파를 떠올린다. 대리석이나 기왓장을 격파할 때, 처음엔 엄두가 안 난다. 아무리 두드려도 끄떡 안 할 것 같은데, 수만 번 도전해 보니 어느 순간 쩍 하고 갈라지더라. 2030 앞에 놓인 현실의 벽이 아무리 두껍다 할지라도, 쉴 새 없이 두드리면 언젠가 쩍 금 가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아자 아자, 현실 격파,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