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에서 패한 홍준표 의원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두고 “비리와 부패의 후보들 선거로 한 명은 감옥으로 간다”고 단언한다. 한 명은 아방궁으로 입성하고(유방), 한 명은 오강에서 자살한다(항우). 죽지 않더라도 “사느냐 죽느냐를 내건 싸움(Kampf um Leben und Tod) 끝에 주인과 노예(Herr und Knecht)”(헤겔)가 결정된다. “건곤일척 싸움에 상처를 받아 용도 지치고 호랑이도 피곤한 형세”(한유·韓愈)이기에 자력으로 승자가 될 수 없다. 범증(항우의 책사)과 장량(유방의 책사)이 필요하다.
누가 될 것인가? 이미 많은 여론조사와 정치평론가들이 예측하고 있지만 엎치락뒤치락하여 듣거나 말거나다. 이인화 작가의 소설 한 대목이 떠오른다. “세상은 우연히 일어나는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일들에 의해 움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것을 학습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하죠. 그리고 그런 쓸데없는 지식으로 미래를 예측합니다. 슬픈 일이죠.”(‘지옥설계도’)
학문[學]만 세계 현상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가? 반반이다. 학문이 채우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술(術), 특히 음양술이다. 그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영향받은 보이지 않는 요인(딥 팩터·deep factor)들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선영과 고향이다. 선영과 생가는 후보 개인이 아닌 그 부모 혹은 문중 전체의 의지가 투영된 결정적 딥 팩터이다.
생가는 훗날로 미루고 이번 글은 선영만 다룬다. 누구의 선영인가? 선수(대선 후보)와 코치(책사)의 선영을 모두 살펴야 한다. 선수의 선영에 대해서는 이미 부분적으로 이 칼럼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이재명 후보는 2018년 12월 8일 자, 윤석열 후보는 2021년 1월 23일 자).
이재명 후보의 책사는 이해찬 전 대표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윤석열 후보의 책사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될 것이다. 왜 책사의 선영을 봐야 하는가? 선수가 약하더라도 코치가 뛰어나면 이길 수 있고, 선수가 강하더라도 코치가 약하면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후보 선영은 세종시 장군면 대전공원 D지구 1열에 자리한다. 10여 년 전에 윗대 조상 묘를 이장하여 합장한 자리이다. 풍수사들 열에 일곱은 아쉽다는 평을 내린다. 그나마 풍수에 능한 김종회 전 의원이 삼수부동격(三獸不動格)이라고 평한다. 청룡·백호·주작이 균형을 갖춘 땅이라는 뜻이다. 반면에 경북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산 258에 자리한 이재명 후보 선영은 풍수사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웅장한 청량산 앞산과 뒤를 받쳐주는 주산의 후덕함을 칭찬한다. 김종회 전 의원은 삼광취회격(三光聚會格), 즉 해와 달과 별의 기운이 오롯하게 모인 자리라고 평한다. 선수들의 선영을 비교하면 윤 선수가 밀린다.
코치를 보자. 이해찬 선영은 세종시 은하수공원 ‘가온마루 3구역’ 잔디장에 자리한다. 구름 속의 반달 형국[운중반월형·雲中半月形]이다. 수년 전 모친이 돌아가시자 충남 청양군 대치면 선영에 안장된 조상까지 함께 이곳으로 모셨다고 한다. 많은 풍수사는 청양군 대치면 선영이 더 좋았다고 아쉬워한다.
김종인 위원장의 선영은 전북 순창과 전남 담양에 산재한다. 모두 조부 가인 김병로 선생이 잡은 자리이다. 가인의 풍수 실력은 “당대 최고의 명안(明眼)”(김학준, ‘가인 김병로 평전’)으로서 실제로 모두 길지이다. 더구나 서울 강북구 수유동 산 86-1에 있는 가인 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잡은 자리로 용맹스러운 호랑이가 뭇 짐승을 제압하는 길지이다. 김종인 위원장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이다.
내년 3월 누가 이길까? 독자들께 ‘관전’과 소풍거리로 이들의 선영 답사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