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빛의 축제 ‘안녕? 강동’이 열리고 있는 서울 한강 광진교를 찾았다.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된 한강 다리를 거닐다가 한 곳에 시선이 멈췄다. 핑크색 네온사인으로 만들어져 다리 난간에 걸려있는 메시지. 문구 뒤로 아른거리는 서울 야경의 불빛을 보니 올해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것이 실감 났다. 이때쯤 되면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공기를 들이마시며 사람들과 어울려 송년 파티를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과 거리를 둔 채 셔터를 누르고 있는 모습이 작년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해에 소망이 있다면 마스크로 가린 얼굴이 아닌, 표정이 살아있는 사람들 얼굴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힘겹게 싸워가며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온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수고했어, 올해도’.
입력 2021.12.25.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