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의 작가 임성한이 2018년 출간했던 건강서 '암세포도 생명, 임성한의 건강365일'. 지금은 절판돼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을 수 있다.

임성한(62) 작가는 일일극 ‘압구정 백야’를 끝으로 절필을 선언한 뒤 모처럼 휴식기를 가지며 건강서 한 권을 펴냈다. 2018년 출간한 ‘암세포도 생명, 임성한의 건강 365일’이다. 1인 출판사를 차려 직접 책을 만들었다. 굳이 기성출판사에서 펴내 사인회, 간담회 같은 귀찮은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단다. “제가 이 자리까지 온 것은 시청자들의 힘이니까요. 시청자들과 지인들에게 제가 터득한 건강비법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매번 말하려니 입도 아프고(웃음). 필요한 만큼만 찍어내고 절판시켰죠.”

자신의 주치의를 비롯해 병원 의사들과 간호사들도 수긍했다는 임성한 작가의 건강 비결은 ‘식단’에서 출발한다. 당장 식단만 바꿔도 혈압이 잡히고 두통이 사라지고 몸이 가벼워진다는 것. 온갖 건강서적을 열독하며 알곡과 쭉정이를 구분했다는 그는 약골이었던 자신의 몸을 ‘마루타’ 삼아 이것저것 실험해본 뒤 건강의 기본 원칙을 알게 됐다고 했다. 기본원칙이란, 밥의 양을 줄이고, 과식하지 않고, 커피(특히 아이스커피)를 끊고, 따뜻한 발효차를 마시고, 과일과 물을 과다 섭취하지 않는 것. 그리고 많이 걷기다.

임 작가의 경우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소변을 본 뒤 체중부터 잰다고 했다. 스프링수첩에 날짜와 함께 체중과 허리 사이즈를 기록한 뒤 눈 떠서 잠들 때까지 하루 종일 자신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모두 다 기록했다. 하다 못해 물을 한 컵 마셨는지 반 컵 마셨는지, 더운 물인지 찬물인지까지 상세히 적었다. “그래야 나의 몸 상태와 체질을 알 수 있고 그에 맞는 식단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죠.”

책은 두통, 불면증, 위궤양, 빈혈, 요통, 변비, 당뇨, 스트레스 등 20개 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눈에 띄는 몇가지만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임 작가에 따르면, 자신의 경우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은 여러 잔의 커피, 혹은 국을 많이 마신 날 자주 발생했다. 국을 먹지 않고, 커피를 끊고, 마시는 물의 양을 줄였더니 두통이 사라졌다. “국 없이 마른반찬에 밥을 꼭꼭 씹어 식사하면 소화도 잘 되고 가스도 안 차서 위와 뇌가 모두 편안해집니다. 위와 장은 뽀송뽀송하게 유지하는 게 건강에 좋습니다.”

변비에는 청국장 가루를 생수나 오렌지 주스에 타서 마시면 효과가 있었다. 노란 쌈배추를 생된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소고기 안심을 대여섯 점 구워먹거나 쑥떡, 그리고 들기름 한숟갈로도 효험을 봤다. 이렇게 하면 해외 출장으로 낮밤이 바뀌고 잠자리가 바뀌어도 끄떡없었다.

젊은이들이 ‘얼어죽어도 좋아!’를 외치며 마시는 아이스 커피나 차가운 탄산음료는 우리 몸을 차게 해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대신 미지근한 물, 간을 맞춰 끓인 죽염차 등 따뜻한 물을 강추했다. “더워죽겠는데 뜨거운 물을 어떻게 마시냐고 하는데, 그럼 평생 비만으로 살 수밖에요. 찬 음료는 우리 몸에 혹을 만들어 자칫하면 악성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과식도 마찬가지. 100세 인생을 누리고 있는 김형석 교수만 해도 계란 한 알, 샐러드, 하루 커피 한 잔으로 소식하니 건강한 것이라고 했다. “소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예요. 습관이 생활이 되고 생활이 인생이 되죠. 셰익스피어가 말했어요. ‘과식하도록 내버려두어라. 무덤이 그를 향해 세 배나 큰 입을 벌일 것’이라고!”

탈모엔 짜거나 맵고 중식처럼 기름진 음식과 인스턴트 음식이 쥐약이다. 임 작가의 경우 삼시세끼 영양가 있게 먹고 식후 과일까지 챙겨 먹었을 때 탈모 증세가 제일 심했다. 선짓국, 쇠고기 샤부, 편육, 비지찌개, 기름에 볶지 않은 생채소로 담백하고도 영양의 균형을 맞춘 식단으로 효과를 봤다.

임 작가를 무던히도 괴롭혔던 불면증은 저녁 식단을 바꾸면서 해결했다. “저녁에 고기, 생선류처럼 영양 높은 단백질 식사를 하면 쉽게 잠이 오지 않아요. 밥에 김치 또는 채소, 나물을 곁들여 배부른 듯 먹으면 쉽게 잠들 수 있죠.”

그녀 또한 걷기 운동 예찬자. 불면증에도 최고의 최고의 처방이다. “낮에 한두 시간 걷거나 계단오르기 운동을 미리 해두면 꿀잠을 잘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도 되고요.” 대본을 쓰느라 바빠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낼 수 없으면 집에 설치해놓은 계단오르기 운동기구를 사용해 칼로리를 소모하고 잠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