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군 규암리에 있는 고택 ‘이안당’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 싱어송라이터 재주소년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가수 김장훈의 발라드가 시골 마을에 잔잔히 울려 퍼졌다. 집 주변을 날아다니며 지저귀는 참새 소리와 뒷마당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닭 울음소리가 음악과 어우러져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공연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온 관객들은 마당에 앉아 미소를 머금고 이 순간을 즐겼다. 인적이 끊겼던 시골에 이처럼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은 4년 전부터다. 길가에 방치됐던 집들이 재생작업을 거쳐 책방, 갤러리, 카페, 공예 공방 등 문화 콘텐츠로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박경아(40)씨는 이곳을 ‘스스로(自) 따뜻해지는(溫) 길’이라는 의미에서 ‘자온길’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버려진 마을이 다시 사람들의 온기가 도는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요”라고 말했다.
입력 2022.04.02. 03:00 | 수정 2022.04.0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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