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컷] 충남 논산의 한 시골길에서 두 노인이 함께 걸어가고 있다. / 오종찬 기자

논 사이로 뻗은 좁은 아스팔트 길을 따라 두 노인이 동행하고 있다. 연세가 많아 보이는 노인은 휠체어에 앉아 가방을 끌어안고 뜨거운 오후 햇살을 가리느라 두 손으로 양산을 꼭 쥐었다. 조금 젊어 보이는 여인은 행여 휠체어가 엇나갈까 봐 두 손으로 손잡이를 힘껏 쥐고 걸어갔다. 가는 방향으로 저 멀리 마을이 보였지만 두 사람은 서두르지 않았다. 충남 논산의 한 시골길에서 마주친 풍경이다.

요즘 농촌을 취재하다 보면 젊은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소개받는 마을 청년회장이 60대인 경우도 많다. 농촌 고령화 문제는 오래전부터 다뤄왔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생기 잃은 마을을 마주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더 이상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농촌. 시골길에서 만난 두 노인의 정겨운 모습을 보고 가슴이 따뜻해졌지만, 한편으로는 짠해 보였던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