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송윤혜

“1000원짜리 상품은 있어도 1000원짜리 품질은 없다.” 매일 전국 1500여 매장에 100만명이 찾아 ‘국민가게’라 불리는 다이소는 박정부(78) 회장의 이런 철학 아래 만들어졌다. 10만 명에게 10% 이익을 남기기 보다 100만명의 선택을 받는 좋은 상품을 만들어 이윤을 남기자는 생각이다. 물가는 치솟는데, 얇아진 지갑을 위해 박정부 회장에게 직접 연말연시 선물용 상품을 추천받았다. 가성비 좋은 3만여 종의 다이소 제품 중에서도 회장이 직접 고른 제품들이다. 아직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참조할 만하다.

◇케어베어 밴드포켓 앨범

10대 자녀가 있다면 귀가 번쩍 뜨일 제품. 지난해 4월 다이소 매장에서 팔던 투명 OPP 봉투의 판매가 평소 대비 5배 이상 늘어났다. 알고 보니 10대들이 아이돌 가수 음반을 사면 무작위로 들어 있는 ‘포토 카드’를 보관하는 용도로 이 봉투를 사용하고 있었다. 다이소는 올 1월 ‘당신의 덕질을 응원한다’는 이름으로 아예 포토카드를 보관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어 출시했다. 전국 다이소 매장에서 매진 행렬을 반복하며 올해만 관련 제품이 500만개 이상 판매됐다. 가격은 1000원.

◇미니 티아라

배우 한소희가 생일 파티 때 착용한 목걸이는 명품 브랜드가 아니었다. 다이소의 1000원짜리 ‘프린세스 목걸이’. 유아용품으로 만들어진 다이소의 프린세스 목걸이·귀걸이가 20·30대 여성들에겐 파티 필수품이 됐다. 다소 과하고 유치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이 점에 MZ들은 열광한다. 사진이 잘 나와서다. ‘미니 티아라(왕관)’ 역시 마찬가지. 2000원만 투자하면 파티 주인공으로 변신할 수 있다.

◇크리스털 와인잔

박정부 회장은 창업 전 유리 제품 만드는 회사에 근무했다. 누구보다 유리 제작 공정을 잘 알기 때문에, 좋은 가격에 품질 좋은 유리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가격이 너무 저렴해 해당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갈까, 오히려 이름은 쓰지 않고 원산지만 쓴 일이 있을 정도다. 이 와인잔도 그렇다. ‘보헤미아 크리스털 유리’란 고유명사가 있을 정도로 품질 좋기로 유명한 체코 보헤미아 지역에서 생산된 무연 크리스털로 만들었는데, 가격은 2000원이다. 3040에게 추천한다.

◇초초스랩 립스틱

몇 년 전만 해도 다이소에서 스펀지·브러시 등 화장용 소품은 잘 팔렸지만, 정작 화장품은 잘 팔리지 않았다. ‘싼 게 비지떡’이란 편견 탓이었다. 이를 깨고자 다이소가 올해부터 판매 중인 제품이 ‘초초스랩’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가 만든 뷰티 브랜드. 기존 브랜드의 품질을 그대로 가져오되, 비싼 마케팅 비용과 패키지 비용을 최소화해 균일가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립스틱, 아이섀도 가격이 각 3000원이다.

◇바질 키우기 키트

식물 키우기는 정직한 노동이다. 시간과 노력을 쏟은 만큼 식물은 키가 자라고, 열매를 맺는다. 올 한 해 마음이 힘들었던 분들에게 ‘식물 키우기 키트’를 추천하는 이유다. 공간이 부족한 아파트 안에서 초보자도 손쉽게 식물을 키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바질·방울토마토 등 키우기 쉬우면서도 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식물들을 선별해 씨앗과 흙, 재배 방법까지 다 포함한 키트다. 2000원.

◇계묘년 복 토끼

‘부엉이 조각’은 ‘그래도 새해엔 복(福)이 깃든 선물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중장년층에게 추천한다. 부엉이는 전통적으로 복을 부르는 동물이라고 알려져 신년에 판매가 많다. 가격은 1000원. 2023년 계묘년을 상징하는 복(福) 토끼도 오는 26일부터 새롭게 판매된다. 인형(3000원)부터, 슬리퍼(5000원)까지 토끼를 주제로 한 다양한 상품이 있어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