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Q :회사에 연봉 인상을 요구하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A : 우선 업계 평균 연봉과 자신의 업무 성과 등 객관적 근거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예의 바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마음가짐도 중요합니다.
#2. Q : 코로나 같은 대규모 전염병이 또 생길 수 있나?
A : 미래에 새로운 감염병이 나올 가능성은 언제나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고, 각종 변이를 통해 이전에 없던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습니다.
언뜻 사람 간의 대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람이 던진 질문에 인공지능(AI)이 답을 한 내용들이다. 주인공은 세계 최대 AI 연구소 ‘오픈AI’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AI 챗봇 ‘챗GPT’. 채팅을 통해 질문을 하면 AI가 5초 안에 답을 해준다. 아는 게 많을 뿐 아니라 중·고등학생 수준의 문장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게 챗GPT의 강점. 챗GPT는 사용자가 요구하면 과학 논문이나 뉴스 기사도 써주는데 전문가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는 평가다.
베스트셀러 작가 유발 하라리는 그의 대표작 ‘사피엔스’ 출간 10주년 기념 서문을 이 AI에 맡겼는데 AI가 쓴 글의 완성도가 뛰어나서 “충격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최근 미국에선 챗GPT가 의사·변호사 시험도 통과했다. 뉴욕타임스 등 유력 해외 언론들은 사람에 가까운 지능을 구현한 챗GPT를 두고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와 맞먹는 충격’이라며 놀라고 있다. 국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챗GPT로 신년사를 써본 경험을 언급하며 화제가 됐다. 윤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챗GPT를 공부하라’고 하는 한편, 각 부처에는 업무에 챗GPT를 활용하도록 지시했다. 챗GPT, 얼마나 뛰어나길래 AI가 국정 운영까지 참여하게 된 걸까.
◇사람들은 명확한 답을 원한다
챗GPT는 서비스 출시 5일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넷플릭스(3년6개월)나 유튜브(168일), 페이스북(10개월)보다 빠른 속도다. 지난달 31일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AI 비서 ‘자비스’처럼 어떤 분야든 척척 대답해주는 성능에 전 세계가 열광하는 중이다.
챗GPT의 가장 뛰어난 점은 사용자가 원하는 ‘답’을 바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네이버·구글에선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정보가 담긴 링크, 사진, 기사를 찾아서 나열해준다. 사용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을 찾으려면 여러 사이트에 들어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챗GPT는 이런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 없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채팅창에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문장으로 답한다. 온라인에 산재한 자료를 빠르게 수집한 뒤 질문 내용에 맞게 요약해 알려주는 식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식당을 찾으려면 구글에서 ‘남산 맛집’이라고 검색한 이후 추천된 식당과 블로그 내용 등을 확인해야 했다. 챗GPT는 ‘금요일 저녁에 30대 여성 4명이 1인당 3만원 정도에 먹을 수 있는 남산 부근 맛집을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면 바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검색 시장 판도가 바뀔 정도의 혁신이다 보니 일각에선 ‘구글 검색의 시대가 끝났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AI 연구 권위자인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전 인공지능연구원장)은 “원래 사용자들이 원했던 건 무수한 검색 결과가 아니라 정답인데 그동안은 답을 바로 얻을 수 없어 번거롭게 검색을 한 것뿐”이라며 “문서 링크 1000개 대신 똑똑한 답 1개가 더 강력해진 시대”라고 말했다.
◇詩도 쓰고, 작곡도 한다
챗GPT는 삼성전자 빅스비, 애플의 시리 등 기존 음성인식 AI 비서와 비교해도 월등히 앞선다. 기존 AI 비서는 정해진 답만 알려주는 기능에 특화돼 있다. 오늘의 날씨를 물어보면 기상청에서 날씨 정보를 검색해 알려주지만, ‘기후변화가 언제 해결될까’라는 질문에는 의미있는 답을 하지 못한다. 반면 챗GPT는 사용자와 나눈 대화 내용을 모두 분석해 앞뒤 문맥을 이해하기 때문에 진짜 사람과 말하듯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명절에 세뱃돈은 얼마가 적당할까’라는 질문에 챗GPT는 ‘어른은 1만~5만원, 어린이는 1000~1만원’이라고 답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1000원은 너무 적지 않느냐’고 되물으면 ‘가격 자체보다 선물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게 중요하다’고 답한다. 특정 주제를 주고 시, 소설을 쓰거나 음악을 작곡해달라고 하면 10초 안에 결과물을 내놓는다. 챗GPT가 쓴 시를 구글 등에 검색해보니 일치하는 시는 없었다. AI가 완전히 새로운 문학을 창작한 것이다.
한 15년차 IT대기업 개발자는 “기존 AI 비서가 미리 만들어진 음식을 데워서 내놓는 편의점 알바 수준이라면 챗GPT는 즉석에서 요리를 해서 먹기 좋게 내놓는 셰프처럼 사용자 질문에 맞게 내용을 편집해 문장 형태로 답을 준다”며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이른바 ‘범용 AI’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바둑(알파고), 자율주행, 음성인식 등 특정 기능을 하는 좁은 의미의 AI에서 벗어나 실제 인간의 인지 능력에 가까운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 기술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아직 한계도 많다. 챗GPT는 어떤 질문이든 거침없이 답하지만, 인터넷상에 올라온 텍스트를 학습하기 때문에 없는 말을 지어낼 수는 없다. ‘북한이 남한에 핵폭탄을 발사할까’ ‘난방비는 언제 떨어질까’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답변만 한다. 또 영어뿐 아니라 각국 언어로 쓰인 텍스트도 학습하기 때문에 같은 사안에 대한 대답도 질문하는 언어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독도는 어느 나라 영토야?’라고 한국어로 물으면 ‘한국의 영토’라고 답하는데, 같은 질문을 일본어로 할 경우 ‘중국과 대만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일본도 주장하는 섬’이라고 답한다. 흩어진 정보를 효율적으로 모으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정보 출처를 밝히지 않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가려내기 어렵다.
◇패닉과 기대 교차한 교육 현장
챗GPT가 환영만 받는 건 아니다. 챗GPT의 등장으로 전 세계 교육·연구계는 혼란에 빠진 상태다. 초·중·고, 대학교 학생들이 글쓰기 과제, 논문 작성을 챗GPT에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 사람이 쓴 것과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자 미국 일부 대학에선 아예 학생들의 챗GPT 사용을 금지했다. 챗GPT 개발업체인 오픈AI에서 AI가 쓴 글을 가려내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정확도가 26%에 그쳤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챗GPT를 포함한 AI를 논문 저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논문 내용에 대해 AI가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챗GPT가 학습한 데이터에 100% 사실만 들어있지 않다보니 사용자들이 허위 정보를 받아들일 우려도 있다. 영국 인지과학자인 팀 키에츠만 박사는 “청소년, 대학생이 챗GPT를 백과사전처럼 활용할 가능성이 큰데 틀린 답을 낼 경우 글쓰기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챗GPT를 활용해 교육 방식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학생들이 수업 관련 질문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면 AI 챗봇이 교사 대신 답을 하고 교사는 아낀 시간만큼 보다 창의성을 길러주는 교육에 더 집중하는 식이다. 교육부가 올해부터 교육 일선 현장에서 추진하는 AI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 사업에도 챗GPT를 적용할 수 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투블럭AI의 조영환 대표는 “지금은 교사 1명이 교과서 하나로 20~30명 학생을 가르치기 때문에 개별 수준에 맞춰 교육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챗GPT를 활용해 학생 성적에 맞는 수업 교재를 만들면 현재 국내 여건에서도 충분히 맞춤형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챗GPT를 회사 업무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경상북도 산하 정책연구기관인 경북연구원에선 모든 연구원이 챗GPT를 이용해 업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챗GPT가 작성한 보고서 초안을 토대로 연구원들이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보고서 작성에 드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류철균 경북연구원장은 “공공 업무에서 AI 활용도를 높이려면 한국어 기반 챗봇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한데 국내에는 그런 서비스가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최근 챗GPT를 부처 업무에 활용하겠다고 한 만큼 정부 주도로 토종 챗GPT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